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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27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데,

눈물이 고인다.


어리고 푸르던 날

그 노래는 그저 뻔한 수사로

세상을 곱게 보라는

도덕책의 공허한 한 줄이었다.


해가 져가는 어느날

유튜브 숏츠 영상에서

빛바랜 사진들과 함께 그 노래가 흐를 때

사람들은 정녕 꽃보다 아름다웠다.


눈물이 고인다..

나는 내가 꽃보다 아름답다고 여긴 적 없었다.


나 또한

저 영상 속 사진처럼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었을텐데..

어찌하여 아름답던 순간의 합(合)은

이토록 고단하기만 한가.


나에게 삶은

달리는 기차에 스치는 풍경처럼

멈춘 찰나에만 그림이 되고

달리는 내내 칼날이 되어 나를 벤다.


우연히 들은 노래는

그 칼날 같은 풍경을 향해

멈출 수 없어서 몰랐던 나의 모습도

'아름답다' 말해주지만,

달리느라 칼이 될 수밖에 없던

가엾은 나의 풍경은

서러운 눈물로 자리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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