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두보 Nov 02. 2024

<연금술사>를 영한대역으로 읽는 재미


지인이 파울로 코엘료 소설을 좋아해 그의 모든 책을 원서(포르투갈어가 아닌 영어책을 가리킴)로 읽었다는 말에 호기심이 동해, <연금술사>의 영서를 구입해 한국어책과 비교해 가며 읽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오역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 오역은 소설의 큰 줄기를 거스르는 정도는 아니었고, ‘빵집 주인’이 ‘팝콘 장수’로, ‘절벽 끝에 앉은’이 ‘바위 위에 걸터앉은’으로 번역되는, 눈감아줄 만한 정도의 것이었습니다.

 

영한본을 대조해 가며 읽으니 새로운 재미가 있었습니다. 한국어본에서는 대충 넘어갔던 부분이 영어본에서는 좀 더 상상력이 자극되는 경우가 있었고, 영어본으로는 단출한 묘사로 그친 부분이 한국어본에서는 좀 더 섬세하게 설명되기도 하는 등의 차이가 있더군요. 또 잘 몰랐던 단어도 새로 배웠습니다. 스카프를 뜻하는 ‘kerchief’는 못 들어본 단어인데(혹은 금세 까먹어버린), 가만 생각하니 ‘handkerchief’가 여기서 나온 거더군요. ㅎㅎ

 

사실 이 책은 복잡한 플롯 대신 흔한 우화의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어떤 분께는 시시할 수도 있는 이야기책입니다. 평화롭게 살던 양치기가 자극을 받아 여행을 떠나고, 험한 운명에 처했다가 조력자를 만난 후 스스로 성장해 삶의 영웅으로 재탄생한다는 얘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이 새겨볼 만한 교훈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이 만든 지표(omen)에 관심을 기울여라, 안주하지 말고 도전하라, 내면의 소리를 성심껏 들어라, 지금 당면한 한 가지에 집중하라 등입니다.

 

아무튼 단맛을 느끼며 읽은 책입니다. 꿈과 믿음을 갖고 자신의 삶을 살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하게 된다. 그것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보다 위대하다.

 

The secret of happiness is to see all the marvels of the world, and never to forget the drops of oil on the spoon. - a wise man.

 

When I’m eating, that’s all I think about. If I’m on the march, I just concentrate on marching. If I have to fight, it will be just as good a day to die as any other. Because I don't live in either my past or my future. I’m interested only in the present. If you can concentrate always on the present, you’ll be a happy man. You’ll see that there is life in the desert, that there are stars in the heaven, and that tribesmen fight because they are part of the human race. Life will be a party for you, a grand festival, because life is the moment we’re living right now. - a camel driver.

 

Tell your heart that the fear of suffering is worse than the suffering itself. And that no heart has ever suffered when it goes in search of its dreams, because every second of the search is a second’s encounter with God and with eternity. - the alchemist.

작가의 이전글 한류에 관한 소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