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전통
1. 외국에 살았을 때 다소간 자연스레 골상학에 관심을 두게 된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거기에선 외국인이다 보니 호스트사회에서 표하는 내 국적에 관한 관심으로부터 미러링 되었던 것 같다. 경험이 좀 쌓이자 동북아 3국인을 구별하긴 은근히 쉬웠다. 지금 기억나는 몇 가지 특징을 떠올리면 일본 여성들은 안짱다리가 많고, 중국인 중 특히 남방계는 키가 작고 얼굴이 동글고, 한국인은 은근히 얼굴이 길고 살짝 광대뼈가 발달했고 등등. 이에 더해 피부관리 상태와 패션스타일, 눈빛에서 느껴지는 상이한 특징 등 문화적인 요소에 관한 정보를 익히면 구분이 더욱 수월했다. 그런데, 눈썰미 있는 백인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동북아 3국인을 구별하는 것을 보고 꽤 놀랐던 기억이 있다. 흥미로운 건 몽골인들은 한국인들과 꽤 닮았더라..
2. 미국을 떠나 싱가포르에 약 6년 거주했더니, 싱가포르 밖에서도 아 저 사람은 싱가포르인, 저이는 말레이시아인, 이 사람은 인도네시아인 등 정확히 알아맞히곤 해서 나 자신도 놀랐고 동행한 싱가포르인들도 놀라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상학은 허점이 많다. 또한 국경과 민족의 개념도 유동적인 시대인데, 골상학은 우생학과 연결되는 위험성마저 지닌다. 그저 유사과학의 일종으로 어릴 적 즐겨 읽던 소년중앙 류의 흥미로 치부하고 있다.
3. 그런데, 사진 속 이 매꾼은 정말 어린 시절 본가 근처 시골에서 많이 뵙던 분 같다. 1960년대 전북 진안에서 촬영된 매꾼의 모습이라 한다. 매잡이. 사라진 풍속이라 생각하니 왠지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