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팀장의 팀이 해체 분리되고
내가 후임 팀장이 되었다.
나는 아무런 전후 사정도 모른 채 입사했고
전임자가 있음에도 입사 후 업무 인수인계도
없었고, 한 달 동안 자리를 마련해 주지도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었다.
나는 그 사람이 저질러 놓은 일들을
수습하는 자리였다.
(흔히 누가 싸 놓은 x 치우는 자리)
왜 직무상 거의 동일한 팀을 두세 개 팀으로 분리했는지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이유는 그 사람이 형편없는 리더상/ 팀장이라고 구분되어 또 팀원들의 안 좋음 평가로 그는 오히려 더 프리하게 팀을 분리하고 한 명의 팀원만 챙겨서 본인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만 하면서 실적 압박 안 받는 편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입사 후 인사를 하고 OJT를 요청하면 “새롭게 세팅하면 되니 기존에 어떤 식으로 일했는지 알 필요기 없다”라고 하며 자리를 피했다. 맞는 말일 수 있지만, 나는 과거의 어떤 형태의 업무로, 어떤 평판과 평가로 일을 수행했는지, 타 팀의 기대치가 뭔 지 알고 싶었다.
교통정리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할 때도 막상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팀원이 없어서 자꾸 본인 혼자 일 한다며 내 팀의 팀원 요청을 한다. 인적이든, 예산이든 지원을 못 해 준다고 하면 “팀을 그렇게 운영하면 안 되네. “ ”예산도 다 집행하지 않을 거냐 “ “내가 그 팀을 맡았을 때는 그렇게 안 했다 “리며 훈수를 둔다. 내가 hands on을 본인처럼 해야 한다면, 팀원을 못 붙이면 나라도 붙여달라, 아니 아예 프로젝트를 가져가서 맡아달라고 한다. 즉 본인이 혼자 일이려니 힘드니 SOS를 친다며 나에게 빨리 실무를 하라고 부추긴다. 안 그러면 이 조직에서 살아남기 힘들 거라고.
차라리 연말에 본인이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게 이유고, 지금 벌려놓은 2-3개 프로젝트도 예측 검증도 없이 뚜렷한 KPI도 없이 승인이 된 게 놀랍고, 일은 시작하지만 실행단에서 본인이 또는 본인 팀이 인력 부족 또는 세부 직무 분야에서 커버하지 못해 다른 부서나 팀에 일을 넘기고 빠지려고 한다. 책임도 지지 못하는 프로젝트를 여러 개 동시에 진행하면서 계속 그렇게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안 지고 일할 수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xx팀장이면 그래야 한다 ‘
…
하루 종일 나 자신을 자책할 수 있었고
그만큼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어떠한 일을 해도 전임 팀장과 비교기 되고
같은 부서에서 기획한 프로젝트를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예산을 많이 안 주면 사람이라도 달라고 하고.
막상 만족할 만큼 안 도와주거나, 아니 일을
가져가지 않으면 아직도 내 팀인 것 마냥
훈수를 두니 나는 그럴 거면 두 팀을 다시 하나로
합치고 한 사람이 팀장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게 회사는 아니지만
그렇게 오래 다닌 사람들은 편하게
하고 싶은 것만 하게 놔두는 이 조직에서
벗어나고 싶다.
매번 비교되고 이래라저래라 너무 힘들다.
이런 게 고인 물의 텃새일까.
그 사람 방식처럼 하는 게 우리 팀을 위한 것인지.
(구관이 명관?)
나는 그냥 껍데기인지,
아님 초유의 혁신가가 되어야 하는지.
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지금.
무기력하게 감정적으로도 소진된 지금.
내가 리더로서 팀장으로서
이러면 안 된다는 소리도 흘려듣기 어려운.
그런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