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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el Apr 06. 2024

주는 만큼 벌고 없으면 없는데로.





1.

인생에 있어 길이란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 보이는 길은 예를 들면 현실적이며 입체화된 것들이다. 직업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집은 어디에 살것인가. 결혼은 할것인가. 노후에는 무엇을 하고 어디에서 살것인가 등등. 



2.

보이지 않는 길은 어떻게가 붙는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직장과 사업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가정에 집중하며 살아가기도 하고, 취미를 위해서 직장은 수단으로 살아가기도 할 것이며, 성공을 향해서 살아가기도 하고 하는 이를테면 방향성을 말하는 것이다. 



3.

그동안 나의 인생은 무엇을 하고 살것인가가 화두였다. 성경의 구약처럼 현실적인 문제가 늘 자신의 행복보다 먹고살기 위한 현실적인 문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지만 생각이 많은 나로서는 행복을 외면한다는 것은 정말로 무시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4.

늘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이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가듯이 방황의 시간들을 보냈다. 그로 인해 조금 다른 인생을 살아오게 되었고 다른 일련의 많은 경험들은 세상을 이해하는 보폭을 넓혀주었다. 그것이 늦기는 했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인생을 현실화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은, 인생은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가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었다.


 

5.

하지만 인간에게 하나의 한계가 있다면 사람의 일생을 인간은 알지 못하게 해놓으셨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하여 아무것도 알수 없다. 더구나 시대는 시간이 갈수록 예측은 더더욱 불가능해졌다. 

직장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I형 내향인으로서 세일즈가 너무나 싫었던 나에게 어느순간 가장 생계의 유일한 적당한 수단이 되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6.

좋아하는 일이 아닌 것 같은 일이 천직이 되어 나의 삶을 유지하고 성장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다는 것이 결국 자신이게 정말 좋은 것인가라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었다. 



7.

또한 인생을 휘어버린 실패를 경험한 나에게 더이상의 성공에 대한 욕심은 원하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매출이 높아지는 상황을 보며 신이 내게 다시 성공을 주시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십년전과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고시원에서 매일 자살을 꿈꾸던 나는 쉽게 들어올 수 없는 아파트에 당첨되어 저축을 하며 연애를 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8.

하지만 인간에게 늘 한 가지이상의 어려움이란 있는 법이다. 질서가 어느정도 갖춰지니 직장은 가장 큰 화두가 되어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했는데, 성공을 향해 달려갈 것인가와 적당히 편안하게 삶을 즐기며 살것인가였다. 처음에는 후자를 선택했었는데 매출이 늘어가는 상황을 보면서 부동산매매 목표를 정해보았다. 



9.

그리고 성공을 향해 달리려는 순간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나이는 이제 오십이 넘었고 갱년기 증상이라는 것도 늘 조금씩 있는 편이어서 조금 무리를 했더니 컨디션이 급격히 무너졌다. 링거를 맞고 다시 쉬면서 길을 잘못 선택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10

나라는 인간은 성공을 할 정도의 체력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나는 그정도의 세일즈 스킬도 되지 않는 상태이므로 스킬을 올리기 위해서 어느정도 노력을 하며 갈 수는 있지만 명확히 한계는 존재한다.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는 예민함을 가지고 있고, 생각이 너무 많으며 무엇보다 자신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었다. 



11.

단지 나는 내가 더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는 데 게을러 방치하는 건가 싶어 감당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본 것이었다. 결론은 오히려 잘됐어이다. 만약 내가 성공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압박과 욕심에 휘둘려 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저마다 깜량이라는 것인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특히 나 자신은 말이다. 



12.

나는 너무나 해피하고 즐겁게 살고 계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너무나 건강하시고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고 계신 76세의 나의 어머니는 항상 신나 계시다. 늘 몸에 좋은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친구들과 즐기며, 댄스교습쇼에서 춤을 추는 취미로 사시는 어머니의 삶을 생각해보았다. " 그냥 재밌게 사는 거야. 주는 만큼 벌고 없으면 없는데로 "



13.

엄마의 두뇌에는 돈이 없었다. 오직 자신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삶으로 채워져 있었고 늘 주위에 사람이 있었다. 나도 이렇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자 어머니가 인생의 방향성이 되었다. 

최대한 돈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복리와 단리 정도의 조화를 이루고는 그저 근무할 때 최선을 다해서 일할 뿐. 그 외에 어떤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경제의 흐름을 보며 매출을 예상하고 영업전략을 어느정도 세워야 하는 순간은 있다. 



14.

하지만 매일 매순간 실적을 생각하고 걱정하고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것 따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안되면 마는 거다. 전전긍긍 한다고 절대 안될게 되지 않는다. 오히려 초연함과 즐기는 것이 세일즈에는 더 훌륭한 자세다. 



15.

매출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누구에게는 운이라는 이름이고 누군가는 신의 뜻이다. 

나는 일생을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꿈꾸어 왔다. 실패했을때 그 꿈은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인생은 반전이 있었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큰 틀은 만들어지고 질서를 구축하였다. 

이 모든 삶에 감사한다.

이제는 질서속에서 삶을 풍요롭고 여유롭게 가꾸어 가는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16.

삶의 방향은 확정되었다. 

나의 얼굴이 온화하고 편안하며 여유있는 중년의 모습이기를 소망한다. 

봄이 오니 역시 마음이 더 밝아진다. 역시 겨울은 나에게 힘든 계절이다. 

여름만 있는 나라로 노후엔 이민을 가고 싶은 생각도 해보고 있다. 

어쪘든 주어진 이 생을 여유있게 즐기면서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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