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김치국수 먹던 여름에서 굴을 찾는 겨울로
일을 시작하지 않을 때는 식사를 챙기고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나인투식스의 굴레는 식사시간을 그냥 밥이라는 연료를 넣어주는 기계적인 시간으로 쉽게 만들어버린다. 어떤 것보다도 때우는 식사로 배를 채우는 나쁜 습관 때문에 비롯된다.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4개월간 쉬었던 밥 일기를 다시 시작한다. 오늘의 저녁 굴 파스타는 엄마가 보내주신 굴과 집에 있던 애호박을 함께 넣어서 간장, 마늘, 올리브유, 후추로 맛을 낸 멋진 한 끼였다. 고춧가루 살짝, 후추 왕창 넣어 눅진한 면수로 버무려주면 입안 가득, 굴향이 가득하고 오도독 면을 씹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파스타 종류는 조금 두꺼운 링귀니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