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rgo Nov 25. 2018

일본에 취업한 일에 대하여 - 09

10 화에 대한 첨언

- 일본은 지금 취업하기 좋은 시절 아닌가요?

  일본에 취업한다고 했을 때 제가 자주 들었던 질문입니다. '지금 일본은 오히려 일자리가 넘쳐난다며? 베이비 붐 세대들은 은퇴하고 인구 감퇴기라 일자리가 남아돌고 지원자가 회사를 골라서 들어간다던데?' 와 같은 얘기를 제법 자주 들었죠. 제가 취업을 준비했던 시기인 2015-16년에는 이런 얘기가 종종 돌았습니다. 뉴스 기사에서도 자주 나오던, 아니 뉴스에서 이렇게 떠들기에 다들 그런 인식이 박혔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제 결론은 '잘 모르겠는데...' 였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에 취업할 때는 물론, 일본에서 일본 기업에 취업할 때도 '회사를 골라갈 정도로 일자리가 넘친다' 는 느낌은 받지 못했으니깐 말이죠. 그렇다고 사회적 상황을 제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던 것도 아니라 아니다! 라고 단언도 못 하겠고요. 다만 말입니다...


  (1) 한국인이 일본에 취업하는 건 경쟁이 치열합니다. 한국 내의 경쟁자들끼리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일본의 사정과는 별개의 경쟁률이 도입되는 점도 있고, 무엇보다 한국인이 일본에 취업할 때 경쟁해야 하는 사람들은 일본인들보다는 한국인, 중국인 등의 아시아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본 기업이 한국인을 뽑으려고 할 때 '한국인만 뽑습니다' 보다는 '일본인 외에 외국인 중에서 일본에 쉽게 적응하는 사람들, 즉 아시아인들'을 뽑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사람을 결국 뽑지 않고 중국인들로 다 채워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더군요. 많은 회사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겨냥하는 요즘 추세상, 그러는 게 회사 입장에서도 더 좋을 거고 말이죠. (한국보다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가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2) 어차피 좋은 자리는 언제나 한정되어 있습니다. 일본에 취업하든 한국에 취업하든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어차피 취업하는 거 대우가 좋은 쪽을 다들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자리, 쉽게 말하면 대기업이라든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회사라든가 연봉이나 혜택이 좋은 회사는 일자리가 많을 지라도 경쟁률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더나 외국에 사람을 뽑으러 올 정도의 기업들이라면 좀 더 사람을 깐깐하게 보는 것도 있고 말이죠.


  제가 잘못 파악하거나 모르는 것도 많겠습니다만, 한국인 입장에서 일본에 취업하려고 할 때 '일자리를 골라 갈 수 있겠군!' 정도의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일본에서 프리랜서의 비율이 몹시 높은 편이라는 걸 생각하면, 일본은 일자리가 넘쳐난데, 라고 말하는 뉴스들을 조금 비판적으로 봐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자리가 넘쳐난다, 는 건 어쩌면 경제호황기의 한 순간뿐인 전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정리를 한 번 합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본 취업할 때 생각했던 점들, 말하고 싶었던 점들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만화로 치면 10화까지의 내용을 정리한 셈이죠. 여기서 한 번 간략하게 정리하고 싶네요.


  (1) 취업 과정은 보통... (에이전시 사에 지원) -> (에이전시 사에서 선별) -> 원하는 회사에 지원 -> 회사의 선별과정(시험과 면접들) -> 취업 성공! 으로 진행됩니다.

  (2) 회사의 수와 업종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한 학기에 지원할 수 있는 회사는 저 같은 경우에 약 6-7군데였으며(상시 직원을 모으는 회사들은 제외했습니다), 지원자가 자신의 관심사까지 생각한다면 3-4군데 정도나 지원할 수 있을 겁니다. 더군더나 그 회사들이 뽑은 인원들도 보통 한 자리수. 문이 의외로 좁습니다.

  (3) 일본어는 필수, 영어도 하면 좋습니다. 결국 외국어 능력이 많이 필요한 쪽입니다.

  (4)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합니다. 미리 일본어는 공부해둬야 하고, 지원하는 회사들에 대해서도 잘 알아둬야 하며, 짧은 시간에 결판이 나므로 중간에 따로 준비할 시간은 없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일본에서 한국에 취업하는 경우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제 글보다도, 실제로 일본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후기가 인터넷에 제법 많이 있으므로 그 글들을 참고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 분들은 '성공한' 경우거든요. 저는 결국 한국에서 일본에 취업하는 건 실패했던지라...

  이제부터는, 제가 이 만화를 그렸던 이유이기도 하고 정보도 많이 부족할, '일본에서 한국인이 일본 기업에 지원하기'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그대로 일본에 취업하시는 분들은 많습니다만, 저처럼 '한국에서 대학까지 잘 나와놓고는 일본 기업에 지원한다!' 는 경우는 꽤 적었으므로,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냥 이런 경우에 대해 관찰하고 싶으신 분들께도 재밌길 바랍니다.


쉬운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취업하신 분들도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만, '일본에 취업하기 쉬울 거 같으니 일본에 취업할 거야' 는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쉽지도 않고, 그런 이유로 일본행을 준비하거나 하게 된다면 스스로 고통을 자초할 뿐이었거든요.

작가의 이전글 일본에 취업한 일에 대하여 - 0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