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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루 Nov 11. 2020

습관적으로 그때의 내가 되어

트라우마

과거의 나쁜 기억들이 몰려와 가슴이 답답했던 적이 있다.

7년이 훌쩍 넘은 시간. 그동안 나는 분명히 달라졌으나 여전히 나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자주는 아니지만) 과거의 기억이 떠오를 때면 나는 어김없이 그때의 내가 되어버린다. 작고 작은 나. 금세 온몸이 굳어진다.


참 지겹다.


어떤 날은 내가 그 기억을 일부러 더듬어 마주하는 것 같다. 주기적으로, 어쩌면 습관처럼...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싶었는데, 방심한 사이 생겨버린 아주 작은 틈 사이로 재빠르게 다시 새어 나왔다.  대단한 놈.


한번 답답해진 기분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이 거지 같은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머릿속에서 그때를 다시 떠올린다. 이상한 가정도 세운다. 지금의 내가 그때로 돌아가, 아주 강력하게 한마디 해줘야지. 모든 사건을 아주 멋지고! 깔끔하고! 당당하게!  해결해야지. 에헴.


근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심장이 또 벌렁벌렁 뛰어온다. 역시... 어차피 지금도 못할 거였으면서...


아이고 지겨운 놈... 오늘 밤도 오래오래 나를 괴롭히겠구나...




사진계정 @druphoto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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