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망겜이라는 것에 대하여
PC MMORPG는 오랜만에 오픈한 것 같다. 로스터아크 이후로 이 정도로 볼륨이 큰 게임은 오랜만에 시장에 나온 것 같다. 기본적으로 패키지 게임처럼 이용권을 구매해서 플레이하는 형식이다. 주변에서도 이미 이용권을 구해서 오픈하는 오늘부터 플레이하는 사람도 있고, 스트리머나 BJ들도 벌써 관련 방송을 하는 중이다.
게임 오픈 극초반인데 벌써부터 평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자신의 평가를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사실 게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이 그렇게 변한 것 같다. 상당히 유감스럽다. 게임 이야기만 하자면, 어떤 게임이든 게임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양산형 게임이나 누가 봐도 복제한 게임이 아니라면 어떤 게임이든 그렇다. 개발진은 수많은 시간과 노고를 감수하면서 게임을 만든다.
본인이 게임이 재미없으면 안 하면 그만이다. 굳이 남에게 하지 마라 강요할 필요는 없다. 게임이 외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내적으로 UI가 불편하거나, 버그가 많아 플레이가 어렵거나, 운영을 안 하다시피 한다면 아쉬운 소리를 할 순 있으나, 게임 자체를 극단적으로 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런 게임들은 알아서 망한다.
안타까운 것은 게임을 충분히 돌아보지 않은 채 판단하는 것이다. 어떤 게임이든 패치를 통해 아쉬운 부분을 점차 개선할 수 있다. 이유나 논리가 있는 비판이 아닌 무조건 망겜이라는 비난은 바라보는 이들에게 불쾌감만 느끼게 할 뿐이다. 소위 탕수육을 찍어 먹어보는 것처럼 일정 시간은 플레이해봐야 게임도 알 수 있다.
모든 게임은 개선 점이 있고 좋은 점이 있다. 소위 '갓겜'이라 불렸던 게임들도 누군가에겐 재미없을 수도 있다. 게임은 플레이어별 취향 차이가 천차만별이다. 같은 게임을 플레이해도 그 목적이나 재미점은 다르다.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1등을 하고 싶고, 누군가는 플레이 자체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MMORPG가 재미없으면 어떤 게임이든 재미없을 확률이 높다. FPS가 잔인하면 다른 정통 FPS는 하기 힘들다.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PC로 게임을 즐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세상 사람이 모두 다른 것처럼 게이머들도 모두 다르다.
얼마 전 넥슨의 개국공신 중 하나인 일랜시아를 소재로 영화까지 나왔다. 관람객 평도 좋은 상황이다. 일랜시아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초등학교 때 짝이 재밌다고 말한 기억이 지금도 남는다. 일랜시아는 그때도 지금도 모르는 게임이지만, 누군가는 즐겁게 지금도 플레이한다. 운영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게임이다. 누군가는 '망한 게임'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소중한 추억이고 인생에 일부이기도 하다.
우린 모두 어린 시절 놀이를 기억한다. 그게 무엇이든 마음 한 편에 남아있다. 학생에서 벗어나 일을 하고 돈을 벌어도 혹은 공부를 계속 이어가도 어떤 형태든 놀이는 인생에서 빠질 수 없다. 게이머들이 그저 자신의 즐거움에 온전히 집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