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노니 Sep 16. 2024

여름날의 육아일기 : 8월 11일, 시작

아빠의 육아(휴직) 일기

사랑하는 해인아!

오늘은 처음으로 우리 세 가족이 함께 집 앞 천변을 걸었다. 말 그대로 '아장아장' 걷는 네 모습을 보고 수많은 어른들이 미소와 응원을 보냈다. 너 역시 해맑은 미소로 화답했고. 길에서 스치는 낯선 이들에게 네가 보내는 손짓과 웃음은 뜻밖의 선물이라도 되는 듯싶다.


오늘부터, 육아일기를 쓰기로 했다. 네가 주는 특별한 기쁨의 순간들을 글로 남기고 언젠가 네게 보여주고 싶다. 아빠 역시 아빠의 엄마, 그러니까 네 할머니로부터 받은 생후 1년간의 육아일기가 있거든. 아빠도 이제부터 육아휴직이라는 귀한 시간을 활용해 꾸준히 일기를 써보려 한다. 아빠자 붙잡아두고 싶은 순간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네가 처음으로 여러 걸음 딛으며 집을 누비던 날의 기억

얼마 전 처음 "압" (5초 후) "빠" 하던 순간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강아지 진진을 처음 손가락으로 가리키던 날

함께 손잡고 바닷가를 걸은 날

신발 신고 처음 외출한 날

처음 모래놀이를 한 날

처음 미끄럼틀을 탄 날 ….

수 없이 많은 처음들과, 거기 함께한 모든 경이, 환희들.


얼마나 많이 웃고 놀랐으며 함께 눈 맞추고 즐거워했는지 모른다. 너라는 존재가 엄마 아빠를,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나아가 모든 가족과 우리의 친구와 이웃들 심지어 스치는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아빠는 꼭 기록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해인아. 아이는 사랑하기 위해 낳는 것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세상에 와주어, 네가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기쁨과 행복을 주어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