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일기
오전 7시 30분. 아가 넌 아직 엄마 옆에서 곤히 자고 있다. 저절로 네 볼에 입 맞추게 되는, 가장 사랑스러운 순간이다. 어제는 저녁 여섯 시쯤 늦은 산책을 했다. 요즘 같은 더위 속에선 낮에 돌아다니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근처에 우리가 이사 갈만한 아파트도 둘러볼 겸, 놀이터에서 너와 놀아줄 겸 동네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차 없이 안심하고 네가 돌아다닐 수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아마 아파트로 이사하는 게 맞지 않겠나 싶다.
놀이터에서의 너는, 미끄럼틀이 무척 재밌어 보였다. 한 번 태워주면 바로 돌아서 올라가 보려 애를 쓴다. 밀어 올려주고 나면 그대로 배를 바닥에 댄 채 스르륵 미끄러진다. 오르내림의 반복. 그 밖에도 모든 게 신기한 것 투성인지 걷고, 넘어지고, 눈앞에 보이는 것이라면 다 만져보며 놀이터를 즐긴다. 땀으로 홀딱 젖어가는 우리 세 가족.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을 좀 더 늘려야겠다 생각해 본다.
지난 며칠간, 새로 난 어금니 때문인지 밤중에 계속 깨서 울더구나. 살펴보니 한쪽 어금니가 위아래 모두 꽤 올라왔다. 서럽게 울며 엄마를 찾는 모습에 영문을 모르고 철분부족인가 싶기도 했다. 엄마 아빠도 부모가 처음이라 모든 게 서툶을 이해해 주길. 몇 차례 아픈 밤을 보내더니 어젠 조금 괜찮아진 듯했다.
오늘 일기엔 네 미소에 대해 꼭 적어야겠다. 수줍은 듯하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그 웃음에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이가 따라 웃는지 모른다. 관리소장님부터 같은 건물에 사는 삼촌들, 식당에서 만난 누나와 그 어머니까지. 해인이 너와 함께 하는 곳엔 늘 웃음꽃이 핀다. 낯을 가리듯 홱 돌린 얼굴에 서린 장난스러운 웃음. 얼마나 귀여운 줄 너는 알까. 이제 새 하루를 시작하러 가봐야겠다. 오늘도 웃음 가득한 하루를 보내자. 사랑한다 해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