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 일기
COVID-ing. 월, 화요일은 엄마도 이틀 병가를 냈다. 결국 양성 판정을 받았거든. 뜻하지 않게 세 가족이 함께 4박 5일을 내리 붙어있게 된 셈인데, 다행히 너무 아픈 이 없이 오랜만에 가족 간 오붓한 시간을 보냈단다. 넌 원 없이 엄마 품을 파고들었지. 어제는 인천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맛있는 먹거리를 잔뜩 갖다 주시기도 했다. 먹고 얼른 낫자꾸나.
오전에 두 번이나 바람을 쐬러 밖에 나갔다 왔다. 소장님이 주신 두유를 맛있게 먹는 너. 잠시 후 푸르지오 앞 공터에선 요구르트 할머니가 요구르트를 건네주셨지. 생애 처음 맛본 달콤함의 소감이 어떨는지. 쪽쪽 잘도 먹더구나.
해인이 너와 함께한 덕에 많은 이들과 담소를 나누게 된다. 아이 혹은 손주를 키운 경험에 말을 섞으며 반가워하는 이들도 있고, 그저 천진한 네 모습을 보고 멀리서 미소 짓는 이들도 있다. 모두 널 에뻐라 하고 네 안녕과 건강한 성장을 바라는 마음들이다.
아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한낮 더위를 피해 낮잠을 청하는 너. 평화로운 얼굴로 꿈속 어디를 다니고 있는지. 네가 좀 더 크면 꿈 이야기도 들을 수 있겠지.
오래 안고 있는 일은 쉽진 않지만 안을 수 있음에, 안아달라는 네 어리광에 고마움을 느낀다. 종일 함께하며 네 웃음과 울음, 짜증과 투정까지도 보듬고 달래줄 수 있음에 감사해 본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지만 주 양육자로서 아빠의 육아 기회라는 것이 아직 흔하지는 않기에, 이 시간을 더욱 값지게 채워보려 한다. 아가, 사랑한다 해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