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 일기
8.31. 토요일
위기 상황이다. 네 장염이 금방 낫는 듯하여 다행이다 싶던 찰나, 내가 코로나임을 알았다. 문제는 엄마도 내게 옮은 것인지 증상이 비슷하다는 것.. 산 넘어 산이다. 일단 네게 옮기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만.. 마스크 쓰고 따로 먹고.. 조심하기야 하겠으나 이 작은 집에서 과연 피해 갈 수 있을지. 여름 막바지에 고비가 한꺼번에 찾아오는구나. 잘 이겨내 보도록 하자.
9.1. 일요일
위에 썼던 내용이 채 마르기도 전에.. 해인이 너도 이미 코로나에 걸려있었나 보다. 새벽 04시 30분. 38.5도로 열이 올라 낑낑대던 너. 해열제가 있는 시대, 일요일 진료 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동네임에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코를 찌른 지 3분 만에 네 양성 판정 소식을 듣고 이걸 어쩌나 싶었다.
종일 축 쳐져있다가 때때로 젖이나 계란 흰자 정도 먹던 너는, 조금이나마 체력이 생긴다 싶으면 책을 읽자거나 이리저리 걷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했다. 힘든 몸을 굳이 굳이 움직이는 모습이 엄마 눈에는 아플 때 아빠의 모습과 비슷하단다. 딱히 반박할 수 없어 피식 웃었다.
밤이 되자 조금 회복이 되는 것 같다. 저녁밥은 스스로 먹으려고도 하고, 장난감도 찾는 것을 보니. 참, 요새는 할아버지가 사주신 알리표 빛 장난감이 네 호기심을 무척 자극하곤 한다. 빛이 나는 미니 스탠드를 어둠 속에서 등불처럼 밝히고 다니는 모습이 할아버지와 삼촌 보기에 마치 마법사 같다는 평이다. 나중에 보여주마.
이번 한 주는 집에서 둘만의 진한 격리 기간이 될 예정이다. 너무 아프진 않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