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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리기 싫은 생각에 대처하는 법

직장인 P 씨와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는 최근 괴로운 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물어봤다. 


"떠올리기 싫은 생각을 떠올리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요?"


나는 대답했다. 


”떠올리기 싫은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     



그렇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떠올리기 싫은 생각을 떠올리지 않게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를 쓸수록 더 생각이 난다. 차라리 생각이 나는 것을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야 한다. 억제할수록 더 생각날 수 있다. 


떠올리기 싫은 생각은 그냥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아 하기 싫은 생각이 또 떠오르네. 어쩔 수 없지. 그냥 내버려 두자. 억지로 지워내기 위해 애쓰지 말자 ‘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마음먹는 자세가 중요하다.      


생각을 억제하려고 할 때 생각이 더 강조되는 현상을 ”역설적 반동(ironic rebound)“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의도적으로  어떤 생각을 억제할 때 그 생각이 더 자주 떠오르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인지적 제어 과정과 관련이 있다. 인지적 제어는 의도적으로 생각, 감정, 충동을 조절하고 억제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인지적 제어는 제한적이고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 다니엘 웨그너(Daniel Wegner)와 동료 연구자들은 생각을 억누르려 하는 것과 생각이 실제로 더 잘 떠오르는 것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참여자들은 특정한 생각을 억누르려고 노력한 후 그 생각이 얼마나 자주 떠오르는지를 측정하였는데, 생각을 억누르는 시도가 오히려 생각의 자주 떠오르는 빈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예를 들어, "나는 무서운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면 무서운 생각이 더 강조되고 자주 떠오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위협적이거나 불쾌한 생각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떠올리기 싫은 생각이 있을 때 억지로 억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혹시 여러분도 떠올리기 싫은 생각이 있는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있는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는가? 너무 억제하려 하지 말자. 너무 억제하려 하다 보면, 더 생각나고 더 기억날 수 있다. 그러한 생각이 떠오른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런 기억들이 자꾸 떠오르는 감정과 마음 상태에 있음을 인정하자. 그러한 상태를 부정하지 말자. 문제 해결을 위한 첫단계는 일단 그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태를 받아들여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고, 정확한 진단을 해야 정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에 잠시만 직면해보자. 나머지는 생각보다 쉽게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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