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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Lee Sep 19. 2022

책 읽기의 중요성

학원보다는 독서할 시간을 확보하시길

엄빠는 낭독 기계

  나는 지금까지 우리 아이가 읽는 수많은 책의 낭독 기계 역할을 하고 있다. 한글 책은 한글 책대로 영어 책은 영어 책대로 읽고 또, 읽는다. 어떨 땐 정말 기계처럼 의미 이해도 하지 않고 그냥 글씨를 읽어 나갈 때도 있다. 낭독 기계 역할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글씨를 읽는 단순한 노동이지만, 아이 수준의 책을 읽는 게 재미없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두 살 이전 영상 노출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론, 엄마, 아빠, 할머니는 보고 싶은 것들을 봤습니다만) 책을 놀잇감 삼아 놀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중장비 책을 들고 엄마 무릎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앉아 읽기를 종용하곤 했다. 요즘은 그렇게까지 읽어달라고는 안 하는 것 같다. 아무리 영어 영상이라도 영상 매체를 훨씬 더 흥미 있어 하는 것 같다. 6세가 된 지금도 한글 영상 매체는 거의 노출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고리타분한 생각일 수 있지만 모든 배움은 1차적으로 책을 통해 이루어졌으면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가 시청각 자료로 보면 이해를 도울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드는 경우만 내가 찾아서 보조 수단으로 보여주고 있다. 


누적된 독서는 학습에 가속도를

  책을 가까이하는 건 아이 양육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단순히, 아이 학습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인생을 위해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야 할 중요한 습관이다. 소위 공부 좀 잘 한다는 학교에 선발 집단으로 입학을 한 경우, 다양한 좌절을 맛보게 된다. '잘 한다 잘 한다' 소리만 듣다가 새로 입학 한 학교에서는 one of them 일뿐인 것이다. 이리 둘러봐도, 저리 둘러봐도 나보다 나은 친구들이 잔뜩 있다. 내가 외고에 입학해서 재학 중 가장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때가 독서를 많이 한 친구들이 어느 날 맘잡고 공부를 시작하면 성적 향상도가 눈에 띄게 달라질 때였다. 어려서부터 누적된 독서량이 있는 친구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공부를 소화해 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매일 내신 및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공부에 붙는 가속도가 독서량이 많은 친구들과 차이가 났다. 어려서 독서를 많이 안 했던 것을 너무 후회했다. 독서 습관은 하루 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앞서 말했던 누적된 독서량이 있는 친구들은 한참 입시 공부를 하다가 쉴 때,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으로 휴식을 대신한다. 그들에게 책은 정복해야할 괴로움이 아니라 휴식을 주는 즐거움인 것이다. 요즘도 고등학교에서 내신과 학교생활 위주로 평가하는 수시로 갈 것이냐, 수능 위주의 정시로 갈 것이냐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정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을 수능 모의고사 국어 성적이 잘 나오느냐를 먼저 묻는다. 국어가 2등급 이상 나오는 친구들이 정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독서력과 문해력이 있어야 수능 성적이 잘 나올 거라 보는 것이다. 


영어 책 읽기의 중요성

  만 7세 이전에 문자교육을 시키면, 아이가 동화책을 읽으면서 문자에 집중하게 되어 창의력을 저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많은 국가에서 문자교육을 일찍 시키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무리해서 문자교육을 시키지는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의 경우,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독서를 했더니 어느 날 자연스럽게 문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본인이 좋아하는 기차역의 이름을 읽는 것을 시작으로 서서히 문자를 습득해갔다. 따로 문자교육을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스스로 책을 읽게 되었다. 아이들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독서는 문자 습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문자교육 후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어주다 보면 말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영어책을 꾸준히 읽어주다 보면 음소 인식 능력이 생기고, 파닉스를 따로 학습하지 않아도 읽기 능력이 생기게 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지금도 그런 경우들이 더러 있지만, 초등학교 시절 학습지를 통해 영어 학습을 시작했는데 제일 먼저 공부했던 부분이 파닉스였다. 그 당시에는 발음 기호까지 함께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파닉스를 배워서 영어를 읽게 되었다기보다는 많이 읽다 보니 우연적으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되었고, 문자를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공부했던 발음기호가 쓸모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그때 학습한 발음 기호로 사전을 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는 변했고, 우리 아이들은 스피커 모양의 키만 누르면 발음을 들을 수 있다. 개별 소리의 학습을 통해 문자를 습득한 후, 책 읽기를 하기보다는 책 읽기를 통해 경험적으로 문자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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