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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May 14. 2023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어록

작가라는 극한직업

"작가라는 직업은 아마도 많이 하면 할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유일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날 오후(첫 작품을 쓰던 시절)에는 자리에 앉아 쉽게 단편 소설을 쓸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쪽을 쓰기도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 쉽게 쓴다는 면에서 첫 작품을 쓸 때와 지금은 비교가 안 됩니다. 제가 얼마나 글을 쓸 수 있을지, 어떤 것을 쓰게 될지 전혀 모릅니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모르던 시절에야 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기에 차라리 무모하고 확신에 차 있을 수도 있었는데, 숨겨진 결여를 깨닫기 시작한 이후로는 어떤 것에도 확신으로 다가서지 않는다. 알면 알수록 더욱 커져가는 불확실성이라는 역설, 언제나 그 언저리를 맴돌며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글쓰기는, 언제나 '그럭저럭'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다시 살펴보면, 그럭저럭보단 조금 더 괜찮게 써놓았거나, 그럭저럭에도 미치지 못하게 써놓았거나...


  삶에 대한 감각도 그렇잖아. 대개 잘 모르는 이들이 더 확신에 차서 떠들어댄다. 자신이 뭘 모르고 있는지에 대해 모르고 있기에... '무지의 열정'이란 것도, 무엇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렇기에 무엇도 될 수 있는 불확정적 잠재성으로 덤벼드는 경우에나 납득해 줄 용의가 있는 거지. 그러나 우리 주변에 흔한 무지의 일반성은,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까지 자기확장적 진리로 뻗어나가는 증상이니까.


- <문장의 조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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