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시간 관리: 02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빌 게이츠 VS 일론 머스크 

팰콘 1호의 네 번째 발사 장면 (sourced from youtube)

 2009년 9월 28일 오후 4시 15분, 하와이에서 남서쪽으로 3,900km 떨어진 콰잘레인 환초의 미사일 방위 시험장에 21.3m 높이에 직경 1.7m인 펠콘 1호가 발사대 위에 올라서 있다. 파란 배경에 흰 구름이 둥둥 떠 다니는 하늘은 언제든지 로켓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오늘따라 하얀 펠콘 1호의 모습은 수술대에 올라서는 환자 마냥 창백해 보인다. 2006년부터 이어진 세 번의 실패가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아니면 이번 발사가 스페이스 X의 미래를 바꿀 역사적인 사건임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발사 당일, 로스앤젤레스의 집에서 눈을 뜬 머스크는 도저히 오늘 발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이미 통장에는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 발사의 실패가 회사의 흥망을 가르는 날임을 알고 있었다. 지난 몇 달 동안 주말도 쉬지 않고 한주에 100시간 이상을 미친 듯이 일하며 발사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머스크는 회사로 출근해서 발사 상황을 진두지휘하기보다는 5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터질 것 같은 머리와 스트레스, 내 어깨를 누르는 압박감을 떨쳐 버리고 싶었다. 

 2008년은 머스크에게 고난의 시기였다. 미국 경제는 세계 4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사태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고, 테슬라는 1,200대의 예약 주문을 받은 차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잃고 있었다. 또한, 회사 은행 잔고가 900만 달러뿐이 안된다는 소문이 언론을 통해 퍼지기 시작하면서 도산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었다. 스페이스 X도 이제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이번 발사에 실패하면 회사는 이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부인인 저스틴과의 관계도 삐걱거리기 시작하더니 6월 16일 이혼 소송이 진행되면서 머스크의 인생은 보이지 않는 바닥으로 끝없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머스크의 마음을 읽었던 것인가? 펠콘 1호는 불안한 듯이 스페이스 X와 머스크의 미래를 짊어지고 발사대에 섰다. 드디어 카운드 다운이 시작되었고, “5,4,3,2,1,0”와 함께 펠콘 1호는 엄청난 화염을 내뿜으며 창공으로 올라갔다. 지난 발사 때 1단과 2단 분리에 실패했기 때문인지 다들 1단계 분리까지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2분 26초가 지나고 첫 번째 1단계 분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다들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3분 12초가 지나고 인공위성 보호 덮개인 페어링 분리에 성공했다. 9분 20초가 지나고 엔진이 꺼지고 나서 여기저기서 성공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펠컨 1호는 세계 최초로 민간이 발사한 우주 로켓으로 지구 역사에 남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머스크는 이렇게 누구도 도전하지 못한 우주 발사체 시장에 민간 최초로 진입을 했고 성공을 이루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머스크는 주당 80~100시간을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곳에만 시간을 쏟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환경이 오염된 지구에서는 인류가 더 이상 살기가 어렵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화성에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이 일이 인류를 위한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2025년경에는 사람들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고, 그도 남은 여생은 화성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한다. 

 머스크가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할 수 있는 이유는 뚜렷한 목표가 그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간 관리의 첫 번째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전념하는 것이다. ‘시간 관리=사랑에 빠지기’ 공식이 머스크에도 통하는 것이다. 그의 뚜렷한 목표는 시간을 자동으로 관리하게 해 준다. 빌 게이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학창 시절에 컴퓨터와 사랑에 빠졌고, 그때 이후로 평생을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몰입했기 때문에 다른 길로 빠질 틈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