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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Ha Sep 01. 2019

모시나시 01. 8,760 시간의 기록

모두의 시간을 나만의 시간으로 


 2017년 나는 참으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직장 생활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병행하면서 4살, 2살 두 딸아이의 아빠로 육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수히 쏟아지는 영어 논문과 원서에 허덕이고 있었고, 쉴 새 없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의 일원으로 작은 바퀴를 돌리고 있었다. 퇴근 후 가정에서도 아이들은 목이 빠져라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어미 새가 먹이를 가져다주기만을 기다리는 둥지 속 아기 새처럼 나의 퇴근만을 기다렸다. 항상 시간은 부족했고, 직장에서는 일에 쫓기고, 학교에서는 과제와 시험에 쫓겼다. 남들처럼 둘 중에 하나는 설렁설렁해도 좋으련만, 이놈의 성격은 어느 하나를 내려두게 허락하지 않았다.   


 2018년에 들어 직장, 학업, 육아, 이 세 가지를 동일하게 하면서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모든 시간을 기록하며 삶의 균형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시간 관리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늘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등대와 같았다. 퇴근 후에는 애들과 놀아주고, 직장에서는 상사로부터 인정받고, 학교에서는 학업 우수상을 받으며, 일 년에 130여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2018년에 내가 쓴 모든 시간을 기록하고 분석했다.  

1년 365일 8,760시간.  

2018년 사용 시간


그중 내가 쓴 시간은 취침에 2,609.5시간(29.8%), 개인에 2,601.5시간(29.7%), 자기 계발에 1,991.5시간(22.7%), 일에 1,557.5시간(17.8%)을 사용했다. 

 흥미롭게도 총 8,760시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자는데 썼다. 잠이 많다 보니 잠자는 비율이 살짝 높기는 하지만 잠 또한 양보할 수 없다.

  또한,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총시간의 18%뿐이 차지하지 않는다. 즉, 회사-집 패턴이 나의 하루의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원생, 직장인, 가정의 가장이라는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남들보다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만의 비법은 간단하다. 


모시나시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을 나만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하지만 시간을 쓰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왜냐하면 시간을 쓰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두의 시간을 나만의 시간으로 만드는 선택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한 해동안 내가 남보다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직장, 자기 계발, 개인, 취침 이 네 가지 항목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해 한 해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진다면 내 인생의 목표를 항해 성공의 돌을 한돌 한돌 쌓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시간 관리 방법을 조금씩 훈련해서 올바른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면 10년이 지났을 때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믿는다.


 어느 회사든지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뚝딱뚝딱해내는 부러운 동료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이들을 레인 메이커(Rainmaker)라고 부른다. 레인 메이커는 미국 인디언들이 쓰던 말로 가뭄이 들었을 때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다 같이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세일즈맨이 있고, 사무실에서도 상사의 어떠한 지시도 뚝딱뚝딱 잘 해내는 탁월한 실력을 선보이는 인재가 있다. 

 회사에서 레인메이커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남들보다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근무하고 상사와 정기적으로 술자리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유명대학을 나오거나 박사 학위가 필요한 것일까? 피터 드러커는 <자기 경영 노트 The Effective Executive>에서 경영자는 가방 끈이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목표를 달성하는 실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내일 할 일은 모레로 미루는 사람들을 본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일을 시키기도 싫고, 일을 시키더라도 기대했던 목표를 달성해내기도 어렵다.  

  

  일을 시켜보면 기대 이상의 성과물을 가지고 오는 직원들이 있다. 일을 잘해오는 직원들은 시키는 일마다 계속 잘해온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는 일이 몰리게 마련이다. 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잘 살펴보면 목표 달성 능력이 하나의 습관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 때부터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습관화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것이 내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자신이 쓰는 시간이 직접적인 성과를 발생시키는 일에 쓰이고 있는지, 혹시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이에 대해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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