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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Ha Sep 08. 2021

코로나, 모순의 시대를 사는 법

내 삶과 기억의 아카이브


의약품이나 반도체 공장 클린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방진복(防塵服)을 입고 일한다. 일정한 청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착용하는 방진복은 주로 사람에게 발생하는 먼지나 이물질이 제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된다. 이곳에서는 사람이 이물질을 발생시키는 주된 오염원이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방진복에 방진 모자 및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렇게 생산 현장에는 제품 생산을 위해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 모순의 공간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 사회도 모순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 속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사람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에 사람이 없어야 한다. 마음 놓고 친구와 커피숍에서 차 한잔 마실 수 없고, 회사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회식하기도 어렵다. 대면 접촉을 피하고 비대면으로 접촉을 해야 하는 언택트가 기본인 시대가 되었다. 


모임 금지,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발생한 가장 큰 문제점 중에 하나는 우울증이다. 코로나 19와 우울증(blue)을 합쳐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우울증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연구원의 코로나 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15세 이상 1,500명 중 47.5%가 코로나 19로 인해 다소 또는 심각하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하였다. 표본집단을 바탕으로 모집단을 추론하면 우리나라 인구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운영하며 재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다양한 캠페인 및 활동을 통해 우울증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의 입장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뜻밖에 시간이 많이 주어지고 무기력하게 보내다 보면 자칫 우울해지기 쉬운 이 시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다음과 같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첫째,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개개인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주부들은 육아 부담이 늘어났다. 아무래도 대외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어져 생활리듬이 깨어지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시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계단 오르기, 홈 트레이닝 등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통해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활성도를 높여 우울한 기분을 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일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 집에서 일 또는 공부를 하게 되면 집중하는데 방해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그날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적어두고 틈틈이 진행사항을 확인하면서 일을 처리해야 한다. 늘어지는 시간을 막기 위해 자신만의 마감시간을 만들어 일을 계획하고 진행사항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전에는 계획된 일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고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시간이 많을수록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이유는 자신과 가까운 곳에 두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가급적 스마트폰을 멀리 둠으로써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지고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틈틈이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조차도 집중력을 떨어뜨려 일을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 몸에 쉴 틈을 주지 않기 때문에 몸도 피곤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여유 시간에 소셜 네트워크나 게임을 하기보다는 정해진 시간만 스마트폰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기 통제를 해야 한다. 


 코로나로 야기된 모순의 시대는 장기화되고 있다.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사람이 없어야만 하는 모순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예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혜롭게 새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자신의 시간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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