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강: 퇴고의 정석

덜어냄으로써 차오르는 문장의 힘

by 마도

1. 도입: 퇴고는 '화장'이 아니라 '조각'이다

초고가 흙을 쌓는 과정이라면, 퇴고는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어 형상을 드러내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깎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깎아낸 자리에 인물의 집요한 심리와 감각적인 묘사를 채워 넣어, 전체적인 원고의 부피와 밀도를 동시에 확보해야 합니다.


2. 기성 작가 사례 분석: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웠나

① 김연수, 「밤은 노래한다」 : 추상어를 버리고 구체성을 채우기

김연수 작가는 슬픔이나 고통 같은 추상적인 단어를 쓰는 대신, 그 상황을 집요하게 묘사하여 독자가 그 감정을 직접 느끼게 만듭니다.


[퇴고 전 (가상)] "그는 너무나 슬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퇴고 후 (실제)] "그는 손등으로 눈을 문질렀다. 거친 피부에 쓸린 눈가가 화끈거렸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고 대신 마른 모래알 같은 것이 눈꺼풀 아래서 굴러다니는 것 같았다."


[강의 포인트] '슬프다', '먹먹하다'는 말을 지우는 대신, 눈가를 문지르는 촉각화끈거리는 통증을 채워 넣었습니다. 문장은 길어졌지만 밀도는 훨씬 높아졌습니다. 이것이 분량을 늘리는 퇴고의 기술입니다.


②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 익숙한 비유를 버리고 낯선 관찰을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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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문학 21> 수필 등단, 2008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 2008년 <실크로드의 왕 고선지 1, 2권>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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