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첫 직장에서 내가 실제 겪은 상사의 막말 사례이다.
#1
야, 편하게 사는 건 퇴직하고 80 넘어서나 편하게 사는 거야
->아니, 왜 정년퇴직하고도 한참 지나서야 편하게 살 수 있는 거죠?
#2
야, 일 너무 열심히 해서 회사에서 쓰러질 정도는 돼야 열심히 하는 거지. 그 정도는 해야지.
->이런 말 듣다 보면 진짜 내가 약해 빠져서 이 정도로 힘들다고 그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3
(난임으로 시험관 시술하는 남자 직원에게. 정자 채취에 대해서)
야, 그거 하면 기분이 어떻냐? 수치스럽냐?
->옆자리에서 벌어진 이러한 대화에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그쪽을 쳐다보았다.
#4
(비만 체형인 팀원에게.업무상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아 저 돼지새끼 구제역 걸려서 뒤져버렸으면 좋겠어.
->그 당시의 무력화된 나는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이라면 나는 설령 내가 신입사원이었더라도 그 자리에서 팀장을 제지했을 것이고 공론화시켰을 거다.
위는 '일부'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이다.
이 모든 일이 일 년 남짓한 사이에 일어났다는 거짓말 하나 안 보탠 사실이라는 지금 생각하면 충격적인 사실.
물론 이러한 막말을 퍼부은 건 이 사람뿐이 아니었으며 이러한 발언들은 인사팀도 알고 있었으나 아무런 문제시되지 않았고 이러한 사내 분위기는 이와 비슷한 후계자와 피해자들을 양성해내었다.
나는 이 이상한 곳에서 '다른데도 다 비숫하지 않을까?'라는 근거 없는 추측으로 일년여를 버텼다.
퇴사할 때 인사팀 면담을 했다.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묻는 인사 담당자에게 나는 이런저런 말하지 않고(이야기하다 보면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딱 하나 얘기한 게 ‘야, 너’라고 불리는 게 싫다는 거였다.
그 말이 본인 귀에 들어갔는지 팀장은 마지막에 나한테 물었다.
‘야, 넌 내가 야라고 하는 게 그렇게 싫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