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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조 Jul 25. 2023

독립 후, 장롱면허를 꺼내다

이동의 자유

엄마 품을 떠나'탈캥거루족'이 된 지 9개월 차.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복 그 잡채다.


혼자 산다는 것.

내 삶에서 온전한 자유를 누려보는 경험은 실로 어마무시했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의 시간을 컨트롤하고 여러 가지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었다.


그래, 내 평생 언제 또 혼자 살아보겠나? 더군다나 이러한 자유의 대가가 대출이자와 혼자 장보고 밥 해 먹기 정도라면은 너무도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다. 이자를 위해 열심히 살게 되고, 살림을 위해 부지런해지기까지 하니 일석이조 아닌가! 여기에 엄마도 반찬걱정, 빨래 등에서 자유로워지셨다니 여러모로 일찍 집을 나가는 게 맞았다.   


각설하고,

이렇듯 한 번 자유를 맛보니 또 다른 자유가 탐이 난다.


바로 '이동의 자유'다.


그동안 나의 주요 교통수단은 튼튼한 내 두 다리와 자전거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특히 요즘 날씨처럼 폭우 혹은 폭염이 닥치면 자전거는 속수무책이다.


두 발 말고, 네 발 달린 녀석들이 왕왕 생각나기 시작했다.

카푸어 따위의 허세를 부릴 생각은 없다. 아직 그럴 돈도 없다.


다만, 이동의 제약이 덜 하면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사실 면허가 없는 것도 아니다. 16년에 따 놓고서 무려 7년을 끌지를 않았다. 간지난다며 신나하던 운전면허증을 지금껏 신분증 용도로만 썼다.


퇴사 후 시간이 남아도는 요즘,

이참에 이동의 자유까지도 누려보겠거니 결심했다.


운전면허학원 시내연수를 등록해 10시간을 수업을 받았다. 기름값이 올라 수강료가 만만찮지만 나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는 제대로 배우는 게 상책이다.


차를 끌 일이 아직 많지는 않아 쏘카 같은 셰어카 서비스를 통해 운전의 감을 익힐 참이다.


그러다 지갑도 조금 더 두툼해지고, 마음의 여유도 생기는 언젠가, 어느 날! 나의 네 다리 친구를 조우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친구야, 조금만 기다려다오!

그때까지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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