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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미석 Oct 25. 2015

바이마르(Weimar)에서 장보기.

- 구동독.

 8월 21일 금요일 최저시급 장보기 바이마르.

영수증이 잘 안 보이니까 크게! 좋은건 크게 봐야 하는 법이니까...

 브로첸 2개 0.13*2 = 0.26

 바나나 476g = 0.76

 납작 복숭아 500g = 1.19

 버터 250ㅎ = 1.79

 물 1리터 1병 0.33

 페트병 보증금 0.25


총 4.58유로 * 1,260 = 우리돈으로 대략 5,770원 정도.


 1. 괴테의 도시, 실러의 도시, 독일 고전주의의 고향, 바우하우스의 고향, 독일 최초의 민주 공화국과 바이마르 헌법... 의 도시! 바이마르에 왔다. 정말 오고 싶었다. 도대체 어떤 동네이길래 이 모든 것들이 발아할 수 있었던 것일까. 사실 지금의 바이마르는 과거의 영광이 무색한 튀링겐 주(Thuringia)의 작은 마을일 뿐이다. 얼마나 작냐면 기차역도 달랑 하나, 시내를 달리는 대중교통 수단은 오로지 시내버스, 구시가가 워낙 작아 여행자는 그마저도 이용할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에 사흘을 머물렀다. 괴테가, 실러가, 리스츠가, 니체가, 크라나흐가 아직도 살아 있는 것만 같은 이 도시에. 

 2. 이 도시가 유독 기대됐던 두 번째 이유는 이번 여정에서 처음으로 발을 딛는 '구동독' 영토였기 때문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지 25년이나 지난 지금 구동독의 도시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남북으로 나뉜 한반도의 남쪽에 살고 있는 내게는 동서로 나뉘었던 독일의 동쪽에 내가 발을 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그리고 뷔르츠부르크에까지 넘쳐나던 중국인 단체 여행자들을 바이마르에 머문 사흘 동안 한 번도 못 만났다. 중국인 여행자를 폄하하고자 하는 뜻은 전혀 없지만 ㅜㅜ 솔직히 엄청 시끄럽고 어수선하고 마치 하이에나떼 마냥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한바탕 난리가 나는건 사실이니까... 바이마르를 시작으로 베를린에 닿을 때까지 계속 구동독 도시들을 여행하며 중국인 단체 여행자들은 결국 한 번도 못 봤다. 그래서였을까. 고즈넉하면서 암울하고, 조용하면서 활기 넘치는 그 도시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3. 내가 머물렀던 숙소는 구시가의 입구인 괴테 광장에 있었고 걸어서 5분 거리에 REWE가 있었다. 다른 점은 없다. REWE는 전국 체인이니까. 익숙한 상품, 익숙한 진열 방식, 익숙한 가격. 그렇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르는 여기는 자본주의 오예~! 하지만 똑같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논리로 움직이고 있다 하더라도 독일에선 우리나라 최저시급도 안되는 금액으로 저 정도의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 참고로 *울우유 프레시 버터 240g이 *마트에서 5,100원에 팔리고 있다. 하하하....... 아 그런데 저 버터는 두 번 먹고 숙소 냉장고에 놓고 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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