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기를 읽으며
오늘따라 늦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건너편 도로에 떨어진 빵 조각 주위로
몰려드는 참새들을 바라본다.
흰 빵으로 총총총 모여들었다가
차가 오면 후루룩 흩어지는 갈색 점들.
둥지에라도 물어 나르는 걸까.
부지런히 아슬아슬 들락날락.
모두가 고단한 수요일 아침이다.
2017년 여름에 쓴 글을 다시 읽었다.
편찮으신 부모님, 그리고 매일 쏟아지는 업무로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던 때였다.
전쟁과 같은 일상으로 나가기 전 아침,
나는 참새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잘하고 있다고,
기운 내라고,
과거의 내게 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