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년 때,
기숙사 생활을 하던 친구의 이야기이다.
기숙사에서 저녁에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같이 먹던 룸메이트가
닭다리 하나를 순식간에 먹더니,
남은 닭다리 하나까지 마저 집더라는 것이다.
당연히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던 닭다리가
한 학년 아래의 룸메이트 입 속으로 사라지는 걸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쩨쩨하게 보일까봐 아무 말 못했다면서...
친구는 계속 내게 툴툴거렸다.
비슷한 경험이 내게도 있다.
야근을 위해 회사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러 온 식당,
반찬으로 새우 튀김이 올라왔다.
사람이 세 명, 튀김이 세 개...(마음이 놓인다.)
세 개... 두 개... 한 개...
저 마지막 남은 튀김은 내 몫이니까
천천히 여유 있게 먹어야지, 라고 생각한 순간,
앞자리에 앉은 동료가 냉큼 집어 먹는다.
"튀김 안 좋아하나봐? 맛있는데."
함께 음식을 먹을 때
상대방의 몫을 남겨두는 것...
누가 정해 놓은 규칙도 아닌데,
보통 우린 그렇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
마음이 무척 불편해진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혹시나...
무언가를 함께 하는 훈훈한 순간에도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고
내 몫을 챙기기 위해
애를 쓴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