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했다. 지난 4년 동안 나는 녹색 건축물 컨설팅 업무를 주로 해왔는데, 작년 여름부터 새로운 회사에서 ESG 컨설턴트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적(Social), 지배적 구조(Governance)의 종합적인 개념을 뜻하는데, 팬데믹, 오일, 외환 쇼크등의 리스크를 절감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경영은 코로나-19 이후로 더 중요해졌다. 유럽을 넘어 이제는 아시아의 투자자들 또한 운용사의 ESG 투자 정책과 투자한 기업 또는 자산의 ESG 성과를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동안 ESG의 환경(E) 관련 솔루션 제공자의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S와 G 관련 전략 수립도 하고 있다. ESG 업계는 아직까지 전문가가 많지 않아서 매일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가 되는 다이내믹한 공간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부동산 업계의 경우, E 부분은 기업이나 증권의 경우보다 수치화하고 모니터링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게다가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을 절감할수록 운영 비용(OpEx) 절감과 제로 에너지 빌딩 인증 등을 통해 세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S와 G의 성과는 수치화하기 어려워서 아직까지는 E에 뒤처질 수밖에. 그래서 기업들은 CSR의 일환으로 일회성으로 NGO에게 기부하는 경우가 아직까지 다반수다.
환경공학 전공자인 나로선 S와 G 부분이 특히 어려운 것 같다. 열심히 따라잡고 배우고 있다.
최근에 두 가지 이슈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데, 아직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ESG 컨설팅일을 시작하면서 사회와 정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업무를 하면서 철학적인 질문도 하게 된다. 좋은 두뇌 훈련인 것 같다.
요즘 많이 들리는 Diversity, Equity & Inclusion (DE&I - 다양성, 평등, 포용) 주제 또한 어느 기업의 인사과를 넘어 이젠 부동산 투자의 실사(due diligence) 프로세스에서 S의 성과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었다.
여성 임원 40% 비율 의무화가 DE&I의 벤치마크가 되었다.
물론 성별과 무관하게 능력(merit)을 보고 뽑아야 한다. 그렇다면 능력주의 접근 방식은 성평등을 이루는데 과연 효과적일까? 기업은 여성에게 임원이 되기 위한 ‘능력’을 디벨롭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가?
서양권의 모범사례가 아시아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가? 중국 기업의 G는 서양권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인데, 그렇다면 중국에 상장된 기업들은 G는 어떻게 고려하는가?
정답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어떤 접근이 기업과 사회에게 이로울지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과 토론하며 고민 중이다.
정답: 다르다.
많은 이들이 'ESG'와 '지속가능성'을 번갈아서 사용하곤 하는데 (심지어 동종 업계인들도 자주 헷갈려한답니다), 그렇다면 차이점이 무엇일까?
ESG는 환경, 사회적, 지배적 구조를 기업의 경영 또는 자산의 투자와 운용에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개념인 반면, 지속가능성은 ESG를 단순히 고려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환경, 사회와 경제 발전과 성장을 지향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앞으로 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이 사회가 노력해야 할 방향이다.
나는 아직도 녹색 건축에 관심이 많지만, 앞으로는 ESG가 부동산 산업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공유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