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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소감문

잘 살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by 현이

직장에 다니면서 서글픈 점은 어딘가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는 점이다.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고 퇴근하면 스스로 따뜻한 저녁 한 끼 챙기기만 해도 벅차다.

퇴근 후 취미생활을 할 때도 있었지만, 바쁜 시기에 잠시 쉰 이후로 다시 시작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렇게 다시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스스로 너무 지쳐 있는데 퇴근하고 무엇을 한다는 말인가.


주말이 오면 지쳐서 쉬기에 바쁘다. 산책도 햇빛도 좋아하는 나지만, 아침에 나왔을 때조차 몸이 찌뿌둥하고 어느 한 구석도 맑지가 못하다.

짧은 주말 이틀은 지친 몸과 머릿속을 회복하기에도 부족한 시간같다.

머릿속에는 생각하고 내려야할 중요한 결정들도 있는데, 생각만 할 시간도 없다.

다들 언제 생각이라는 걸 하는걸까?

잘 살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일 하는 나를 생각할 수록 스스로가 소모품처럼만 느껴진다.


이제 이직을 앞두고 있는 나는 스스로가 좀 가엾다.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버렸고 상한 곳도 많다. 이대로 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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