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그런 내가 진심과는 다른 칭찬을 한다.
아니. 이건 칭찬이 아니다.
그가 칭찬하는 것처럼 들었을 뿐이다.
그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할 때(자기 딴엔 엄청난 업적으로 느끼지만 뭐 이따위야 싶은)
나는 그를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차장님처럼은 못할 것 같아요."
"아니요~ 김 대리는 나보다 훨~씬 잘할 겁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댄다.
'저는 차장님처럼 (미친 짓은) 못할 것 같아요.'라는
내 속마음을 듣지 못한 걸까.
거짓말을 못 하는 내가, 아부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내가
이곳에서 '또라이와 살아가기 위해'
찾은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이것이다.
거짓말이 아닌 듯 교묘하게 단어를 빼고 말하는 것.
내 마음속에선 또라이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지만
겉으로는 또라이가 만족할 만한 인정을 해주는 것.
아니. 인정처럼 들리게 해주는 것.
가끔 또라이에게 덜 시달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내가 오히려 더 또라이는 아닐까 두려워진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 미친 공간에서
나는 오롯이 미치지 않고 견뎌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도 나는 그에게 거짓말이 아닌 진심을 전달한다.
"차장님~ 이걸(이렇게 미친 짓을) 어떻게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