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분노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uemind Apr 21. 2023

진심

우또이 #1

나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그런 내가 진심과는 다른 칭찬을 한다. 

아니. 이건 칭찬이 아니다.

그가 칭찬하는 것처럼 들었을 뿐이다.


그가 신의 업적랑할 때(자기 딴엔 엄청난 업적으로 느끼지만 뭐 이따위야 싶은)

나는 그를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차장님처럼은 못할 것 같아요."


"아니요~ 김 대리는 나보다 훨~씬 잘할 겁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댄다.

'저는 차장님처럼 (미친 짓은) 못할 것 같아요.'라는

내 속마음을 듣지 못한 걸까.


거짓말을 못 하는 내가, 아부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내가

이곳에서 '또라이와 살아가기 위해' 

찾은 유일한 방법바로 이것이다.


거짓말이 아닌 듯 교묘하게 단어를 고 말하는 것.

내 마음속에선 또라이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지만

겉으로는 또라이가 만족할 만한 인정을 해주는 것.

아니. 인정처럼 들리게 해주는 것.


가끔 또라이에게 덜 시달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내가 오히려 더 또라이는 아닐까 두려워진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 미친 공간에서

나는 오롯이 미치지 않고 견뎌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도 나는 그에게 거짓말이 아닌 진심을 전달한다.


"차장님~ 이걸(이렇게 미친 짓을) 어떻게 하셨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