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벨킴 Aug 22. 2023

개발,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 묻기 전에 해야 할 일

개발자와 소통하며 일하는 비개발자들을 위한 글



경영진이나 기획자, 비즈니스 전문가로부터 갑작스럽게 나온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실행 가능성과 개발 일정을 즉시 요청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요구사항만으로 개발자들이 개발 일정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림잡아 예측해 보더라도 실제 작업을 시작하면 일정이 예상과 다르게 늘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발 일정을 계획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아이디어(요구사항)를 '글'로 정리해 보기

  2. 개발 일정 계산을 위한 시간 만들기




1. 아이디어(요구사항)를 '글'로 정리해 보기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우리 서비스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으로 느껴지며, 아이디어를 하루라도 빠르게 구현하고 싶은 열망이 생깁니다. 때문에 즉시 개발자에게 아이디어를 구두로 전달하며 실행 가능성과 일정을 논의하고자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구두로 전달하기 전에 꼭 '글'로 정리하고 구체화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로 표현하려고 하다 보면 아이디어의 목표와 그것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필요성)가 명확해집니다. 산발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보다 심층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아이디어의 논리적인 오류나 예상되는 문제, 시급성, 중요성 등도 다각도로 고려하게 됩니다. 서비스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모든 기능을 추가하고 싶은 욕구에 휩싸이는데, 글로 작성하다 보면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능을 식별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생각을 글로 녹여내는 과정을 통해 도출된 구체적이고 명확한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개발자와 소통하면, 개발자는 개발 방향을 이해하고 필요한 작업으로 파악하며 일정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요구사항이 모호한 상태로 개발자와 소통하면, 소통하는 데 많은 비용이 발생하며, 일정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어렵고, 결국 프로젝트의 실패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Standish Group Report에 따르면 불완전한 요구사항(Incomplete Requirements)이 IT 프로젝트 실패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요약하면, '글'로 정리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개발자와 소통을 해야 합니다. 원하는 기능만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이유, 핵심 기능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자들은 이 기능이 왜 필요한지를 이해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며, 핵심 기능을 바탕으로 개발에 필요한 작업을 분석하고 일정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2. 개발 일정 산정을 위한 시간을 할애하기


개발 일정을 예측하고 계획하기 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합니다.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고자 하는 마음에, 종종 빠르게 개발 일정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자들이 정확한 개발 일정을 제시하려면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략적인 아이디어와 요구 사항만으로는 정확한 일정을 계획하기 어렵습니다. 개발자들은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평가해야만 정확한 일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 일정을 요청할 때는 기획자와 개발자 간 충분한 의사소통과 논의를 위한 시간까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때로는 당장 경영진과 신속하게 일정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 조급하게 개발자에게 일정을 재촉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분석 없이 즉각적으로 개발자로부터 일정을 끌어내는 시도는 대부분 지연을 초래하며 실제 일정과 크게 다른 결과를 낳았습니다.


개발 일정 자체를 계획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고 준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일정을 달성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개발자가 제시한 일정과 실제 일정과의 차이가 생기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개발자의 성향과 작업 스타일을 고려하며 함께 일정을 조율하고 합을 맞춰나간다면 협업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경험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프로젝트 관리자 및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며 느낀 것들입니다. 독자 분들의 역할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관점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다른 의견, 경험담, 비슷한 생각, 나누고 싶은 이야기 등을 자유롭게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장애나 개발 오류 발생 시 현명한 대처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