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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을다해 Sep 04. 2018

4. 어느 기업이라도

특성화고 학생들의 대기업, 중소기업 경력

 이번 장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하여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두 집단에서 나타나는 직무성향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입사하여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말을 건넨다.

 여러분이 어쩌다 보니 원하지 않는 직무에 배정될 수 있다. 첫 번째 장에서 이야기했듯이 괜찮다. 이른 나이에 여러분은 자신에 맞는 분야를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대기업은 많은 부서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부서를 끈질기게 바라면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본인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그 부서에 계속 문을 두드린다. 예를 들어 그 분야가 설계인지, 기술영업인지, 현장업무, 대외업무 등 많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와 잘 하는 분야가 합을 이루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도 너무 슬퍼 말고, 둘 중 하나가 만족한다면 행복한 조건이니 힘을 내기 바란다. 상업계열의 경우에도 본인이 유난히 정이 가는 분야가 있을 것이니 잘 찾아보길 바란다. 예를 들어, 돈을 관리하는 업무, 마케팅(판매), 총무, 인사 및 고객관리 업무 등이 있다.

 또 한 가지 덧 붙이자면, 오랫동안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보면, 여러분은 그 분야의 지식 또는 기술 자체 보다, 그것들을 다루는 시스템에 전문화되는 경향이 있다. 나중에 이 경험은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여러분 경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니 (회사를 그만두지 않으면 문제 되지 않음), 늘 지식과 기술의 터에서 멀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다시 한번 필자가 여러분의 미래를 예측해 보자면, 그 좋다는 대기업에 다니지만 몇 년이 지난 뒤 (보통 입사 후 5년 정도 지난 시기) 다른 회사를 기웃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어려운 이야기인데, 공백 없이 옮길 수 있는 일자리를 제안받았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하던 일을 계속 이어 가면서 천천히 더 고민 해보길 바란다. '대기업병'이라는 몹쓸, 필자가 7년이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거의 완치 단계에 있는, 질환이 있다. 대기업을 나와서 더 큰 대기업으로 이직하면 상관없지만, 규모가 작거나 중소기업에 근무하게 되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심경을 갖게 된다. 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자신이 생긴다면, 대책 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에도 응원을 보낸다. 


높은 빌딩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들의 정장, 넥타이, 서류가방 그리고 신분증.. 이 것들로 부터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를...


 중소기업에서 후배들에게 응원해주고 싶은 말은,

 일단 대기업에 비해 많은 부분 열악한 조건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이 사회가 보다 공평해지고 합리적으로 변화해 가길 기대하며 글을 이어 나간다. 분명히 알아 두어야 할 사실은, 여러분들은 대기업을 가지 못한 하위 단계 인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70-80년대 전 세계 적으로 경제 호황일 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0%를 웃돌았다. (2016년 기준 2.8%) [1]. 현재 여러분들의 입사를 좌우할 위치에 있는 높으신 분들 중, 지금의 기준으로 다시 입사할 수 있는 분들이 몇 명이나 될까? 기업의 규모와 개인의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동일 또는 다른 업종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저 자세를 취할 필요도 없고 당당하게 본인 분야를 차곡차곡 잘 가꿔 나가길 바란다.

  중소기업중앙회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소기업의 수는 전체 99.9%를 차지하는 360만 개에 이르고 대기업은 3,800여 개소이다. 종업원수는 중소기업이 1500만 명, 대기업이 165만 명 정도로 각각 90% 와 10%를 차지하고 있다 [2]. 다시 말하자면, 10명 중 9명은 대기업에 일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서 일을 못한다. 그 9명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소견으로, 향후 중국을 비롯 다른 나라의 맹추격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대기업의 이익창출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가치보다는 본인 기술의 가치를 챙겨 두는 것이 보다 현명하다고 판단된다.

 여러분이 정한 계약이 만료되어(경험이 쌓이고 자신감이 생겨 이직을 고려할 시기) 여러분이 FA (Free Agent, 자유계약) 신분으로 인력 시장에 나왔을 때, 중소기업 출신자 여러분이 전문가의 길을 일찍, 또한 깊게 들어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담당자가 사업을 진행하다가 의문점이 생기면 협력회사나 납품 회사에 기술 문의를 한다. 과한 언급일 수 있지만, 대기업 담당자는 중소기업 (협력회사)의 도움 없이는 사업(프로젝트)을 진행하지 못한다. 여러분이 (안타깝게도) 낮은 급여와 복지혜택을 받고 있지만, 본인의 분야를 잘 꿰고 있으면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요 인사(key-player)가 될 수 있다.

 혹시 여러분들 중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에서 단순 반복 업무, 무의미한 일처리 등으로 인해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 쉽지 않고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필자가 추천해 주는 방법은, 우선 주어진 일을 말끔하게 처리한 뒤,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업무를 업주한테 언급하고, 자주 그 분야에 기웃 거리는 거리며, 그에 관한 것을 기록하는 것이다. 새로 들어온 직원들을 살펴보면, 단순 업무 (복사, 뒷정리 등)에도 열과 성의를 다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은 본인의 원하는 분야에서 맴돌며 맛을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업무를 가지고 간다. 본인의 안전이 위협받거나, 비 인격적인 처우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 본인이 좋아하거나 잘 하는 업무가 있다면 차곡차곡 쌓아 놓길 바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경력을 쌓고 ,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다음 장에서 이야기한다. 끝으로 필자가 이곳저곳에서 만난 많은 '고수님'들 중 대다수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분들이었다. 



 

 미디어에서 소개된 자극적인 기사나 본인에게 적용 불가한 이야기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말고, 20-30대에 거쳐 천천히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사색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늦지 않았다. 또 늦어도 된다. 여러분이 일단 마음을 먹은 것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응원을 해주고 싶다. 괜찮으니 마음을 정했으면 실행해도 된다. 회사 동료가 내가 걱정할 때 해주던 말이 있다. "It will be fine, it is not the end of the world. Mate!" (괜찮을 거야. 뭐 세상 끝난 것도 아니잖아. 친구!")


맘을다해 드림 withyoumate@gmail.com




참 조


[1] http://kostat.go.kr/portal/korea/index.action "경제성장률"로 검색


[2] http://www.kbiz.or.kr/user/nd29231.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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