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에 익숙한 이들도 낯선 지역에 가면 긴장을 하게 됩니다. 특히 어두운 밤, 가로등이 적은 도로에서는 더욱더 그렇죠. 이때 먼 곳까지 비추는 상향등을 켜면 안심이 됩니다. 도로 상황을 더 잘 살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걱정도 있습니다. 상향등은 마주 오는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자칫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죠. 이때 유용한 기능이 '상향등 자동 제어'입니다.
하이빔 어시스트(HBA, High Beam Assist), 오토 하이빔(Auto High Beam) 등으로 불리는 상향등 자동 제어는 맞은편 차의 불빛을 감지해 스스로 상향등을 켜고 끕니다. 보통 방향에 따라 한쪽 헤드램프씩 제어하며, 고가의 차는 LED 일부를 선택적으로 제어하기도 합니다. 이 기능은 초보 운전자에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운전이 서툴면 전방을 주시하느라 주변을 살피기 버겁습니다. 때문에 의도와는 달리 타인을 위험에 빠트리기도 쉽죠. 혹시 최근에 출시된 신차를 구입하셨다면 하이빔 어시스트 기능이 탑재돼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몇 년 전까지도 HBA 기능은 고급차 전유물이었습니다. 2018년형 G80만 해도 3.8 모델(프레스티지)부터 하이빔 보조가 기본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대 그랜저(IG)도 풀 LED 헤드램프가 달린 최고 등급(익스클루시브 스페셜)부터 기본으로 달렸습니다. 사실 따져보면 그리 복잡한 기술은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하이빔 어시스트는 자동차 앞유리에 달린 카메라를 활용합니다. 빛이 감지되면 시야를 방해하는 방향의 상향등을 끄고 불빛이 사라지면 다시 켜집니다. 긍정적인 건 요즘 출시되는 차는 체급을 가리지 않고 HBA가 기본으로 장착되는 분위기입니다.
베뉴와 셀토스에는 모든 등급에 HBA가 기본입니다. 이전 현대·기아 모델들은 대부분 LED 헤드램프와 묶여 제공됐지만 일반 헤드램프 모델에도 탑재되기 시작했습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액티브와 RS에 기본 장착, XM3는 RE 등급부터 ACC와 묶인 패키지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HBA가 있어도 시내에서 상향등을 켜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작동법을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현대·기아차는 라이트를 'AUTO'에 두고 레버를 한 번 밀면 상향등 표시에 'A'가 추가됩니다. 쉐보레는 레버에 오토 하이빔 버튼이 따로 자리하고 있죠. 필자의 차처럼 HBA가 장착되지 않은 경우는 어쩔 수 없습니다. 대신 왼손이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최신차를 샀다면 기능을 알아두어 요긴하게 사용하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