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원 Dec 16. 2023

해빗 HABIT /독후감276

습관

 우리는 마시멜로를 이용한 ‘네 살 아이의 자제력 실험’을 익히 알고 있다.

아이들에게 15분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면 마시멜로 두 개를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시멜로와 함께 홀로 남겨진 아이들은 별달리 할 게 없었다. 약 75퍼센트의 아이들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하나뿐인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15분을 참고 기다린 나머지 25퍼센트의 아이들은 어떻게 유혹을 견뎠을까? 아이들은 ‘주의분산 전략’을 이용했다. 노래를 부르거나 의자를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연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연구는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의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계속 추적했다. 연구진은 아이들이 보여준 저마다 다른 자제력이 지속되는 기질이라고 예상했으며, 그게 사실이라면 자제력이 높은 아이는 커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들의 예상이 맞았다. 네 살 때 유혹을 더 오래 참아낸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학교 성적도 더 좋았고, 미국 대입자격시험인 SAT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다면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성공하려면 자제력을 키워라’뿐인 걸까? 사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하나뿐인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75퍼센트의 아이들에게 연구자들은 어떤 아이에겐 마시멜로를 보여줬고 어떤 아이에겐 마시멜로를 보여주지 않았다. 마시멜로가 안 보이는 곳에 있을 때 아이들은 약 10분을 기다릴 수 있었지만, 마시멜로가 눈앞에 있을 때는 고작 6분을 기다렸다. 책은 이 ‘4분’의 차이를 만든 것이 자제력의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마시멜로의 유혹을 견딜 수 있는 시간이 다른 것뿐이다.


 많은 사람이 헛된 목표와 동기를 세운 뒤 자신을 착취하며 침몰하고 있다.

실현할 수 없는 과제를 수립해 놓고 그 목표 지점과 점점 멀어지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좌절하다 눈물을 흘린다. 자기혐오에 빠져 보잘것없는 능력과 인내심을 자책하며 무기력에 빠진다. 그럴수록 우리는 입을 앙다물고 앞으로 나아간다. ‘내가 늘 포기하고 실패하는 건 인내심과 의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다 거짓말이다!! 인간의 의지력이라는 것이 대단히 나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중에는 개인차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개인적인 성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삶이 습관에 의존하는 수준은 모두가 똑같았다. 그리고, 우리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43퍼센트이다.

 무려 43퍼센트나 되는 행동이 습관적으로, 의식적 자아의 개입이 없이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습관에 점령당하지 않은 57퍼센트의 우리 삶의 일부분은 우리의 의지에 순응하고, 또한 새로운 습관 형성에도 순응한다는 의미이다.

 애쓰지 않고 투쟁하지도 않는 43퍼센트의 무의식적인 습관을 이용해서 삶을 변화시키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단, 의식적인 비습관 영역인 57퍼센트를 이용해서 좋은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학습)의 뇌와 무언가를 반복할 때(습관)의 뇌가 전혀 다르게 작동하는 뇌의 구조와도 일맥상통한다.


 먼저 늘 동일하게 유지되는 안정적인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다.

자신이 무너질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목표와 상충하는 충동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처한 환경이 곧 힘이다. 세상의 유혹은 마시멜로보다 훨씬 더 교묘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상황을 재배열하고 통제하게 되면 좋은 습관이 뿌리내릴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줄이고, 나쁜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을 높이는 것이다.

가장 단순한 마찰력은 바로 ‘거리’이다. 좋은 것은 가까이하고 나쁜 것에는 쉽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마찰력을 만들어 일상을 설계한다.

 행동(반응)을 자동으로 유발하는 자신만의 신호를 찾는 것이다.

기존의 습관에 새로운 반응(습관)을 더하는 것은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데 매우 유용한 삶의 기술이다.


 언제나 기대 이상으로, 신속하고 불확실하게 보상해주어야 한다.

상황과 마찰은 습관이 형성되는 길을 닦고, 신호는 엔진에 시동을 건다. 그리고 보상은 습관이라는 전차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연료를 공급한다. 최초의 노력에 대한 사소한 보상조차 없다면 우리의 습관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에 결국 보상 없이도 작동한다면 그것이 바로 습관이다.

 마지막으로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반복해야 한다.

습관이 설계되는 원리는 명백하다. 특별한 계획이나 심사숙고 없이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지속할 때 습관은 형성된다. 고민하지 말고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행동을 그냥 반복하는 것이다.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를 도와주는 책일 수도 있고, 습관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지 까지 다루는 습관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광범위한 책일 수도 있다.

 습관이 다시 한번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에게는 ‘습관’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책이 될 것이다. 책 이름도 [습관]이라 그리 찾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좋은 습관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독후감27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