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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뽈 Jun 24. 2022

생각이 길면 용기가 사라지는 법.

21년 여름의 <시선을 당기는 문장들>

<시선을 당기는 문장들>은 일상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문장을 모아 곱씹고 뜯어보는 콘텐츠입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맘에 들면 다 되새겨 봅니다.


지난해 여름엔 정신없이 일하느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캡처본이 더 많다. 슥슥 넘기면서 볼 수 있는 글이 될 것 예정..



장 보다가 발견한 고오급 언어유희

4행시 하려다 생각이 잘 안 났는지 대충 상큼 신선해~ 라고 빈 공간 채워놓은 것까지ㅠㅠㅋㅋㅋㅋ

직원분 센스 너무 내 취향이다.

파~아~~~프리카~~


인터넷 서핑하다가 발견하자마자 캡처.

사실 회사에서 많이 느꼈던 감정인데, 둘 다 나는 겪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내가 감내했는데 몸을 갈아가며 했는데.. 그럴 거면 차라리 요령껏 티 내는 게 낫고, 아니라면 그냥 적당히 하는 게 낫다.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 나는 도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화도 아무리 내봐야 제자리다. 진척을 내는 방법에 집중하고 화는 잠시 미뤘다가 노가리 타임에나 잠깐 푸는 연습을 하자. 



택배박스를 열자마자 냅다 I'M NOT TRASH

어어.. 그래 쓰레기가 아니구나..

그냥 한글로 재활용해달라고 써놨어도 괜찮을 것 같다.



글보다 그림이 너무 어이없어서 캡처한 마스카 컴퍼니 광고.. 클릭하진 않았지만 관심 끌기는 성공하셨네요.



인스타그램에서 접하고 이벤트까지 참여하게 만들었던 신인류 콘텐츠의 광고.

티셔츠 재고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 티셔츠를 가장 재밌게 활용할 수 있는 분에게 나눔 해드리겠다!라는 이벤트. 참여도가 굉장히 좋았고 재밌는 댓글도 꽤 달렸다. 재고 처리를 이런 식으로 할 수도 있구나 살짝 감탄했던 이벤트였다. 회사에서 써먹고 싶었는데 너무 바빠서 아쉬웠던 기억이.. B급 판매도 잘 안 되는 악성 재고였는데 가볍게 한 번 해볼걸 싶다.



내가 좋아하는 솔트앤초콜릿 & 뱅크샐러드의 어처구니없지만 웃긴 광고.

왼쪽은 전형적인 '사장님이 미쳤어요', '사장님 없을 때 직원이 몰래 하는 할인'같은 내용이지만 세일 2 행시에 피식. 오른쪽은 뭔 광고를 이렇게 대충 하나 싶은데 왠지 끝까지 보게 됐던 동영상 광고. 나중에 회사에서 이런 B급 갬성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광고 예산이 너무 부족해서 결국 B급 시안은 탈락했다. 속으로 많이 아쉬웠음.



해리 포터 케이크 워크숍? 원데이 클래스인가? 넷플릭스에서 이런 것도 진행하던가? 뭐지 하는 궁금증에 호다닥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넷플연가' 계정에 들어가 보니 넷플릭스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소모임 커뮤니티였다! 정~말 다양한 작품을 주제로 모임이 만들어지는데, <이터널 선샤인>을 감상하고 내가 지나온 사랑을 가지고 가사를 써본다든지 <미드나잇 인 파리>를 감상하고 향수를 조향 해본다든지.. 이외에도 위스키 탐구, 스탠드업 코미디 입문, 도슨트 입문 등등 모임 소개를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시간이 훅 가버렸다.


이런 커뮤니티가 있다니 서울 사는 사람은 좋겠다 싶기도 하고, 좋아하는 작품을 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각자가 잘하는 것과 연결 지어서 이런 모임을 만드는 기획력이 부럽기도 했다. 어쨌거나 콘텐츠 하나하나 자체가 매력 넘치는 커뮤니티! 인상적이다.


넷플연가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netflix_salon/



왼쪽은 리멤버 커뮤니티에서 (그 당시에) 힘이 됐던 댓글, 오른쪽은 웹 서핑하다가 발견한 짤.

회사 다닐 때 리멤버 커뮤니티에서 1~2년 정도를 눈팅도 하고 장문의 글과 함께 조언도 구하며 꽤 열심히 활동했었다. 리멤버도 직장인 커뮤니티지만 블라인드와는 확연히 달랐다. 주니어인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래서 힘들고 저래서 퇴사 고민돼요' 식으로 올리면 친구들이 해주는 공감과 위로보다 이모 삼촌 혹은 아빠 친구 뻘 부장님이 해줄 만한 현실적인 조언과 날카로운 해답이 달린다. 댓글을 볼 당시엔 난 진짜 힘든데 여기 너무 차갑다ㅠㅠ라고만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맞는 말이다. 당장 기분을 달래주는 단 말은 아닐지라도 인생에 도움 되는 내공이 담긴 말들이었다. 왼쪽 사진도 그중 하나다. 

리멤버 커뮤니티도 그렇고 리멤버 나우(경제 뉴스레터 서비스)도 그렇고, 활동하는 연령대가 다양하고 대표/CEO 직책인 사람도 많이 있어 차별점이 생기는 것 같다. 최근에는 리멤버 나우에 저명한 경제 전문가들이 댓글 필진으로 합류하면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던데, 경제는 어렵지만 훨씬 퀄리티 있는 글을 무료로 읽어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기회라고 느껴진다.


'생각이 길면 용기는 사라지는 법'. 최근 들어 더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펼치기는 좋아하지만 막상 실행력이 부족한 나는 요 몇 달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묵혀둔 아이디어들이 종종 생겼다. 좋은 생각이 딱 났을 때는 의지가 팍 치솟았다가 현실적인 것들, 쓸데없는 걱정들을 떠올리면서 빠르게 사라진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노션에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대로 적어두고, 작성일+3일 이내에 실행하자! 고 해봤지만 사람이 쉽게 바뀌진 않았다. 실행력은 아직도 어렵고 숙제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셀프 세뇌하듯이 주문을 왼다.


'일단 하자! 그냥 해봐!'




21년 여름의 <시선을 당기는 문장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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