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에 연재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처음 글을 올렸습니다.
어느새 한 주가 지나고 다시 목요일이 돌아왔습니다.
연재일이라는 알림을 봤지만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토요일이 지나면서
또 한주가 시작되었고 화요일인 오늘이 되었죠.
이상한 점은 월요일이 되면서 다시 목요일과 가까워진다는 생각에 글을 쓸 용기가 생겼습니다.
무슨수를 써도 이번에는 꼭 연재를 하겠다고...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 주제인 비행주부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주부로는 17년차. 그동안 나름대로 일반적인 주부가 되려고 노력은 했지만 항상 나의 주부생활에
불만족스러웠고 집안일 한것 중에서 뭐하나 딱히 잘한것이 없다는 생각만 들었죠.
다행히도 가족들은 별 말은 없지만 자신들에게 같이 하자고는 안하니 못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듯합니다.
주부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면서 딴 생각을 해봤습니다. 주부를 안하면 난 뭘 할까부터...
난 어떤 주부인가 하고 말이죠.
우연히 '비행'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청소년기에 어긋난 아이들에게 흔히들 이야기 하는 '비행청소년'이 주부인 나는 '비행주부'가 아닐까 하고 말이죠. 뭔가가 헝크러진 느낌이랄까.
무엇부터 풀어야할지 모르겠는 그런 마음(?)
비행이라는 단어가 음은 같은데 한자에 따라서 뜻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죠.
1. 비행(飛行) :공중으로 날거나 날아다님 / 날다 비, 다닐 행
2. 비행(卑行) : 도덕에 어긋나고 너절한 행위 / 낮을 비, 행하다 행
3. 비행(非行) :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 / 그르다 비, 행하다 행
사실 저를 비행주부라고 단정짓기에는 주부로서 집안일을 숙련되게 하지 못할 뿐이지 안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1번째 비행(飛行)이라는 한자를 써서 비행(飛行)주부라고 제 자신을 정의하기로 했습니다.
집안일은 좀 못하지만 나의 부족한 지식을 쌓기 위해서 책도 읽고 여러가지 공부도 하고 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저의 꿈은 결혼이었어요. 사실 다른 진로를 정하면 시험점수가 어느정도 되어야 하고 그런게
있지만 주부가 된다는 건 점수로 정하는게 아니니까요. 솔직히 여자로서 독립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집에서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이 결혼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은 당연하죠.
그렇게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했는데 왜 지금은 집안일보다 다른 것들을 더 배우고 싶을까요? 청개구리처럼 말이죠. 중, 고등학생인 아이들을 보면 공부만 하면 되는게 참 부럽거든요. (물론 아이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왜 공부를 해야할 때 하지 않고 지금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전 충분히 비행주부인거죠. 1,3번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비행주부...
사실 주부로 살아오면서 예상치 않은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학력에 대한 콤플랙스도 생겼구요.
지금은 배우는 모든 것들이 참 재미있기만 한데 집안일을 하면서 그런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죠. 시간이 어쩌면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비상하는 비행주부가 되길 꿈꾸면서 오늘 하루도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