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22 티타임 일지 / 일회용품 없이 차 마시기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 하나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간에 퀘스트 수행하기. 그래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한 달에 한 번 지원해주는 적은 금액으로 직장동료들과 다같이 1박 2일 여행하는 걸 제일 신나했다. (사전 사후 보고서 작성 마저도 즐거웠던!) 또 게임에서는 대부분 하지 않는 퀘스트를 즐겁게 하기도 하고... 그래서 내게 카카오프로젝트100은 즐거움 중 하나인데 이번에 또 오픈해서 개설도 하고 참여도 하고.
그중 하나가 일회용품 없이
티백으로 나오는 쓰레기들을 줄이겠다며 작년 틴케이스에 들어있는 우롱차도 사고, 돌배향이 깃든 찻잎도 사고, 커피도 유리병에 들어있는 원두로 구입했다. 커피 같은 경우는 자주 마시고 있지만, 차 같은 경우는 예전에(오래전에) 구입했거나 선물받은 티백들이 많아서 그 티백들에 밀려 개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카카오프로젝트100 덕분에 오설록의
35g의 찻잎이 들어있는 달빛걷기에 대해 제품 설명에서는 한 번에 두 티스푼(3.6g)을 추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미각과 후각이 조금 예민한 편이라 그런지 차는 연하게 먹는 걸 좋아해서 한 티스푼 약간 넘치게 넣었다. 한 번에 약 2g 정도를 사용하는 셈인데, 스물일곱 번 정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포장이 비닐 지퍼백으로 되어 있어서 아쉽긴 하지만, 소량의 찻잎이 담긴 유리병이나 틴케이스가 오히려 비닐보다 더 많은 에너지 혹은 탄소배출을 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비닐보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긴 어렵겠지만, 기술력이 더 발달돼서 종이로 포장된 것들을 만나기 더 쉬워지는 날이 왔으면. 그럼에도 스물일곱 개의 티백 쓰레기 대신 지퍼백 하나가 남으니까 꽤 괜찮은 것 아닐까 자기위로도 해보고. (다 사용한 지퍼백은 깨끗하게 씻어서 소량의 견과류를 보관해도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생각한다. 쓰레기를 만들거나 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건 사후(사용 이후)의 움직임보다는 생성과정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고. 이런 문제의 결론은 차를 마시지 않거나 찻잎만 파는 곳에 용기를 들고가서 사는 것 정도일 텐데, 가깝고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걸어가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기에 풀죽지 않아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프로젝트가 일회용품 없이 차 마시기라서 이런 고민들로 첫 티타임을 시작해봤다 :)
오설록의 달빛걷기 포장에 적혀 있는 것을 옮기자면 아래와 같다.
베이스: 후발효차
테이스팅 노트: 달큰한 배, 꿀 향미
성분: 돌배
방법: 2 티스푼 / 300ml / 90℃ / 2min
원재료명 및 함량: 후발효차(제주산), 캔디류(별사탕), 돌배(국산), 배향혼합제제(합성향료, 주정, 천연향료, 젖산, 프로필렌글리콜, 정제수)
찻잎을 덜면서, 물을 부으면서, 그리고 마시면서 향긋하고 시원한 향 덕분에 기분이 좋았던 오늘의 티타임. 별사탕은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는데, 그 찰나가 소중하고 달달했던 시간이었다.
아마도 티타임은 매일 이어지겠지만, 같은 차를 먹는 날도 많아서 매일 일지를 쓰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가끔씩 포스팅하고자 한다. 어떤 날은 이렇게 일회용품에 대한 생각으로, 또 어떤 날은 새로운 차에 대한 설명으로, 그러다 어떤 날은 티타임을 같이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그때 있었던 일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적기도 할 것 같다. 앞으로 매일 이어질 티타임을 기대해보며 오늘의 일지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