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유 Mar 22. 2021

티타임: 달빛걷기

210322 티타임 일지 / 일회용품 없이 차 마시기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 하나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간에 퀘스트 수행하기. 그래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한 달에 한 번 지원해주는 적은 금액으로 직장동료들과 다같이 1박 2일 여행하는 걸 제일 신나했다. (사전 사후 보고서 작성 마저도 즐거웠던!) 또 게임에서는 대부분 하지 않는 퀘스트를 즐겁게 하기도 하고... 그래서 내게 카카오프로젝트100은 즐거움 중 하나인데 이번에 또 오픈해서 개설도 하고 참여도 하고.


그중 하나가 일회용품 없이

하루에 한 번 차 마시기 :)


티백으로 나오는 쓰레기들을 줄이겠다며 작년 틴케이스에 들어있는 우롱차도 사고, 돌배향이 깃든 찻잎도 사고, 커피도 유리병에 들어있는 원두로 구입했다. 커피 같은 경우는 자주 마시고 있지만, 차 같은 경우는 예전에(오래전에) 구입했거나 선물받은 티백들이 많아서 그 티백들에 밀려 개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카카오프로젝트100 덕분에 오설록의

달빛걷기(돌배 후발효차)를 마시게 됐다.


35g의 찻잎이 들어있는 달빛걷기에 대해 제품 설명에서는 한 번에 두 티스푼(3.6g)을 추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미각과 후각이 조금 예민한 편이라 그런지 차는 연하게 먹는 걸 좋아해서 한 티스푼 약간 넘치게 넣었다. 한 번에 약 2g 정도를 사용하는 셈인데, 스물일곱 번 정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포장이 비닐 지퍼백으로 되어 있어서 아쉽긴 하지만, 소량의 찻잎이 담긴 유리병이나 틴케이스가 오히려 비닐보다 더 많은 에너지 혹은 탄소배출을 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비닐보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긴 어렵겠지만, 기술력이 더 발달돼서 종이로 포장된 것들을 만나기 더 쉬워지는 날이 왔으면. 그럼에도 스물일곱 개의 티백 쓰레기 대신 지퍼백 하나가 남으니까 꽤 괜찮은 것 아닐까 자기위로도 해보고. (다 사용한 지퍼백은 깨끗하게 씻어서 소량의 견과류를 보관해도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생각한다. 쓰레기를 만들거나 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건 사후(사용 이후)의 움직임보다는 생성과정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고. 이런 문제의 결론은 차를 마시지 않거나 찻잎만 파는 곳에 용기를 들고가서 사는 것 정도일 텐데, 가깝고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걸어가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기에 풀죽지 않아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프로젝트가 일회용품 없이 차 마시기라서 이런 고민들로 첫 티타임을 시작해봤다 :)



오설록의 달빛걷기 포장에 적혀 있는 것을 옮기자면 아래와 같다.


베이스: 후발효차

테이스팅 노트: 달큰한 배, 꿀 향미

성분: 돌배

방법: 2 티스푼 / 300ml / 90℃ / 2min

원재료명 및 함량: 후발효차(제주산), 캔디류(별사탕), 돌배(국산), 배향혼합제제(합성향료, 주정, 천연향료, 젖산, 프로필렌글리콜, 정제수)


찻잎을 덜면서, 물을 부으면서, 그리고 마시면서 향긋하고 시원한 향 덕분에 기분이 좋았던 오늘의 티타임. 별사탕은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는데, 그 찰나가 소중하고 달달했던 시간이었다.


아마도 티타임은 매일 이어지겠지만, 같은 차를 먹는 날도 많아서 매일 일지를 쓰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가끔씩 포스팅하고자 한다. 어떤 날은 이렇게 일회용품에 대한 생각으로, 또 어떤 날은 새로운 차에 대한 설명으로, 그러다 어떤 날은 티타임을 같이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그때 있었던 일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적기도 할 것 같다. 앞으로 매일 이어질 티타임을 기대해보며 오늘의 일지 마무리! 

작가의 이전글 비움: 애초에 틀려먹은 상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