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살고 싶지 않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겠다. 죽고 싶다.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런데 ○○도 그렇단다.
-어? 그럼 너도? 응 나도.
-저기요, 저도 있어요. 저도 안 살래요.
그럼 우리 괴물 만나러 갈래??그 녀석에게 우리의 마지막을 억지로 부탁해 볼까? 생물실내 괴담으로만 떠도는 괴물의 존재. 그런데 초승달 엔딩클럽의 마지막을 약속한 그날.
우리는 엔딩을 얕봤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해야 했다.
살면서 우리가 그간 스스로 쌓아 올린 엔딩, 혹은 스스로 지어낸 괴담은 몇 개쯤일까. 우리가 추측한 엔딩이 정말 우리의 엔딩일까? 괴담이 시작되고 괴물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자정 생물실, 보름달 그 아래서 다시 만나 이야기해 봐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괴담 속에서 조금쯤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여기 (이 괴물 앞)까지 (스스로) 찾아와 놓고 죄송하지만, 제발 누가 좀 구해 주세요... (83)
세상이 나에게만 날카로운 것 같을 때 읽으면 좋을 책. 가끔 세상에 등지고 싶을 때 쓰윽 다가와 우리의 등을 쓰다듬어 주는 책. 짧지만 강렬하고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눈물이 몇 방울쯤 섞여 있어 '그래도 살아 보자'는 엔딩을 기대하게 만드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