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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 직장러 Dec 30. 2021

홍콩에서의 최종 면접

한국 사람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다

 입사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최종면접은 홍콩에서 진행 예정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개인 일정을 확인하고 면접 일정을 조율하였다. 월요일 늦은 오후 비행기로 출발해서 화요일 오후에 인터뷰를 진행하고 저녁 비행기로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 약 24시간의 일정이었다. 최종 면접은 약 3~4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며 각 팀의 Head들과 1:1로 약 30분씩 진행 예정이라고 전달받았다. 1차 인터뷰에 참석하였던 Regional VP, Hiring Manager, HR은 확정이고 다른 사람들은 일정 조율 중이기 때문에 면접 전에 확정이 되면 알려준다고 하였다. 그렇게 1차 및 2차 인터뷰 자료를 바탕으로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면접 보기 전 주 금요일 오후 급작스럽게 Janny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1:1 면접 진행에 앞서 PT면접이 진행될 예정인데 회사에서 전달해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30분 내외의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Q&A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이미지 출처: Google Search)


 전혀 생각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당황스러웠지만 회사에서 분명히 목적(?)을 갖고 해당 면접을 진행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Janny로부터 받은 시나리오를 보니 내용은 생각보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다. (Product X의 한국 시장 출시 계획 작성) 준비 시간은 금요일 저녁 포함해서 딱 2.5일 정도가 있었는데, 거의 2일 밤을 새 가며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회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가 PPT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슬라이드를 만드는 것은 자신이 있었지만 어떠한 '콘텐츠' (신제품 출시 관련 경험과 전문성)를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다. 그 후에는 슬라이드에 '오타'는 없는지 '영어 표현'이 어색하지는 않는지에 대한 최종 점검과 함께 각 슬라이드에 대한 '영어 스크립트' 준비를 완료하였다. 주변에 아는 지인, 온라인 번역/통역 서비스를 이용하여 내용을 몇 번이나 점검했다. 이유는 영어라는 것이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확인하고 싶었고, 특히나 발표자료에는 완벽을 기울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홍콩에 도착해서도 면접 전까지 PPT 발표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실 1:1 인터뷰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그 Interviewee들과는 인터뷰 경험이 있었고 1, 2차 면접에서 답변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PPT는 내가 지원한 포지션에 대한 역량이자 내가 갖고 있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40장 (Main contents 20장 + Appendix 20장) 정도 되는 분량의 발표 내용에 대해서 각 장의 키워드 및 발표 포인트를 정리해서 암기하였다. 하지만 역시나 인터뷰 전날은 잠자리도 바뀌었거니와 너무 긴장해서 인지 잠을 설쳤다.


 그리고 대망의 화요일 오후 12시 40분, 면접을 보기 20분 전에 도착했다. 이유는 회사 분위기도 느끼고 싶었고 면접 장소에 대해서 익숙함을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HR 담당자와 만나서 간단한 인사 후, 면접을 위해 회의실로 안내를 받았는데 외부 view를 보고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아마추어 같지만 인터뷰 전에 몰래 사진을 찍었다. 

(인터뷰 직전 회의실에서 바라본 풍경)

 발표와 Q&A를 포함한 1시간의 발표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나름 철저한 준비를 한 덕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들은 자신 있게 전달하였고 예상 가능한 범위의 내에서 Q&A도 무리 없이 답변할 수 있었다. 나중에 듣게 된 사실인데 해당 과제를 다른 지원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요구하였지만 필자가 준비한 자료와 내용이 본인들이 기대 이상이었고, 면접을 위해 준비한 자료의 열정과 진정성 때문에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 들었다. 


 약 1시간의 발표가 끝나고 돌아가면서 각 Team의 Head들과 1:1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PT발표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것도 있지만, 필자가 생각한 것보다 더 구제척이고 개인적인 질문이 계속되면서 영어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특히, 한국 관련 비즈니스 환경이나 정부의 정책/규제 등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했던 부분이나 필자 '개인의 삶'에 있어서 살면서 어려웠던 부분, 가장 행복했던 부분 (업무영역 제외) 등은 준비가 미흡했기 때문에 횡설 수설 하면서 답변한 부분이 인터뷰 종료 후 마음 한편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인터뷰 보는 날 아침 호텔에서 바라본 풍경)

 

 그렇게 약 3시간을 탈탈 털리고 나와서 바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영어'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감이 필자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준비를 이렇게나 했던 인터뷰도 3시간을 하니 힘든데 과연 '한국 지사'도 '한국인'도 없는 회사에서 '외노자'로서 내가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끝내고 비행기를 탄 후 긴장이 완전히 풀려버렸다. 어쨌든 그렇게 정말 타자마자 잠들어서 눈을 뜨니 한국에 도착했고 그렇게 길고 길었던 약 3개월의 대장정이 마무리되었고 마지막 주사위는 던져졌다. 


 약 14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필자는 지원자가 면접관에게 어떠한 'Perception'을 심어주는 것인가가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채용하고자 한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채용하지만, 반대로 회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다고 생각 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도 필요하고 그 당시 지원하는 경쟁자도 중요하고, 회사에서 어떠한 인재를 원하는 것인지 최대한 파악하여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지원자인 내가 부족해서 일 수도 있지만 회사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기회를 찾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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