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생명을 자라게 하는가
아침에 눈을 뜬 아들은 부스스한 얼굴로 피아노 앞에 앉는다. 밤새 까치집이 지어진 머리일랑 아랑곳없이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건반을 더듬는다. 악보도 없이 어제 치다만 미완의 곡을 가까스로 복기하며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잠기운을 떨친다.
창으로 스미는 겨울철 자연광 아래에서 서툴게 건반을 두들기는 일처럼 아이의 방학생활은 그렇게 한없이 자유로웠다. 잠이 오면 오는 대로 (늘어지게) 자다가, 손에 집히는 대로 책을 읽고, 규칙적인 식사 시간 따위 없이 내키는 대로 밥을 먹는 일상이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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