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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리 Sep 06. 2022

처음 만나는 자유

Girl, Interrupted, 1999


[처음 만나는 자유]

· 감독 : 제임스 맨 골드 

· 출연 : 위노나 라이더, 안젤리나 졸리, 우피 골드버그, 자레드 레토 등

· 개봉 : 2000년 6월 24일 

·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 127분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제작사 : 더글라스 윅

· 배급사 : 콜롬비아 트라이스타 등

● 줄거리

1960년대 후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수잔나(위노나 라이더)는 어느 날 아스피린 한 통과 보드카 한 병을 마셔 응급실에 실려간다. 수잔나의 행동을 자살 시도로 본 부모는 그를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게 한다. 수잔나는 자신이 자살 시도를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결국 그녀는 경계성 인격장애로 판정받고 클레이무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이상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은 멀쩡하다고 여기는 수잔나 앞에 병동의 사고뭉치이자 골칫거리인 리사(안젤리나 졸리)가 등장한다. 리사와 함께 어울리며 밤에 지하공간을 몰래 드나들기도 하며, 병동을 탈출하기도 하는데...

● 리뷰 

   영화를 보면서 끊임없이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대해서도. 영화 속 수잔나는 남들처럼 대학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담배 한 모금과 자신의 글을 적을 수 있는 작은 메모장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러나 그의 부모조차 수잔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고등학교 졸업식 때 졸고 있던 수잔나를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이 이를 말해준다. 한 번의 실수로 중년 남성과 잠자리를 갖게 된 것, 그리고 그가 친구의 아버지였다는 것을 알아버렸을 때, 수잔나는 보드카와 아스피린을 들이켜 버린다. 

   참 슬프게도 수잔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부모 역시 정신과 상담을 받게 하고, 정신병동으로 이동할 때 가벼운 포옹이나 인사조차 건네지 않는다. 정신병동에 입원한 수잔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자신의 얼굴에 휘발유를 부어 불을 지른 폴리,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일삼는 룸메이트 데이지,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리사 등. 소위 "미친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은 정상이라고 느끼던 수잔나가 병원 안에서의 여러 가지 사건으로 친구가 생기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게 된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범주와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대게 많은 사람들이 보통의 삶이 아닌, 남들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좀처럼 편하게 보지 않는다. 불편하게 여긴다. 어딘가 아프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규정한다. 처음에는 자살 시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던 수잔나가 마지막쯤엔 자신의 행위가 자살 시도였다고 말하는데, 자신을 환자로 취급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가스라이팅이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고 추측해본다. 병동에서는 이름도 모르는 약을 매일 밤 입원해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리고 샤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거나 통제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들의 행위가 오히려 조금 이상해 보일 때도 있었다. 

   오히려 남들과 다른 삶의 패턴을 가진 수잔나에게 어울릴만한 병명을 찾아 붙이고 환자 취급을 한 건 아닐까? 의심이 끊임없이 든다. 누군가는 나를 보면서 정상이라고 생각할까, 비정상이라고 생각할까? 이분법적인 사고는 언제나 어리석고 재미있는 일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비정상일지도 모른다. 수잔나는 언제 진정한 자유를 맛보았을까? 리사와 밤에 병동을 탈출했을 때? 아니면 정말 병원에서 퇴원해 집에 다시 가게 되었을 때? 그에게 물어보고 싶다. 집으로 돌아가서 행복한지, 진정한 자유를 찾았는지. 

   어쩌면 경계성 인격장애라는 병명을 가진 그에게 약물과 시설이 아니라, 자신을 들여다볼 힘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아봐 줄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눈이 잔뜩 쌓인 한 겨울에 함께 아이스크림 가게에 간 장면이 떠오른다. 좋아하는 맛을 고르고, 남자 점원을 골탕 먹이고, 시비를 거는 부인에게 다 같이 대응하고, 킬킬 웃어버리던 장면에서 나는 "함께"라는 사실과 함께,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다. 그들 역시 

자유를 맛보지 않았을까? 90년대 후반에 개봉한 이 작품을 아주 오래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수잔나 역할을 맡았던 위노나 라이더가 실제로 우울증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스스로 비정상에 속한다고 여겨 힘들거나, 계속되는 내면적 어려움으로 힘든 사람들이 보면 좋을 거 같다. 몇몇의 장면에서는 눈물이 날 거 같았다. 

● 한줄평 

정신병동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


● 명대사

1. "넌 미치지 않았어"

2. "이게 삶이라고 할 수 있니?"

3. "네 인생은 소중해. 너는 지금 인생을 낭비하고 있어."


● 관람 포인트 

1. 세기말 감성의 힙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안젤리나 졸리

2. "진정한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3.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올드팝 OST

● 헤드카피 (예상) : 정상과 비정상의 사이에서

    헤드카피 (실제) : Sometimes the only way to stay same is to go little crazy.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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