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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Oct 24. 2022

말하자면 답도 없다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슬픔의 중력을 몸에 익힌다. 왼쪽 가슴에 들이니 그 무게가 300g 전후. 두근두근 네 근 남짓이다. 한 근의 무게가 600g이니 300g을 뺀 나머지 2,100g은 잉여다. 북극곰은 사라질 것이고, 한여름에도 눈이 내릴 것이다. 소복하게 쌓인 눈길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생일들. 7월 7일은 내가 끌어당긴 슬픔의 중력이다. 가끔 수요일이라는 이름을 빌려 쓰기도 한다. 그러니까 7월의 수요일은 말도 안 되게 슬픔을 곱해가는 달. 첫 주는 7일, 두 번째 주는 14일, 세 번째 주는 21일, 네 번째 주는 28일, 그다음은 빼기의 이야기다. 이미 내 기억 속에서 중력은 멸종되었으니, 답은 없다. 그러니까 '지금'이라고 말하는 오늘의 중력은 모두 슬픔이 건넨 상비약. 기억 속에 저장해 놓고 조금씩 꺼내 쓸 수 있다. 생일 케이크에 123개의 슬픔을 꽂고 보니, 알약 같은 눈물이 흐른다. 지금으로서는 그 어떤 계산도 할 수 없으니, 말하자면 약도 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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