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마음조각가 Nov 03. 2022

호이 호이, 민들레 홀씨 되어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인간의 호기심은 이기심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단 한 사람도 사랑할 수 없지요. 그러니까 사랑은 호기심과 이기심을 오가는 생명체입니다. 누군가를 궁금해하면 그 사랑은 깊어집니다. 깊이를 더해가다 보면 결국 바닥에 내려앉은 이기적인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눈물을 한 움큼 쏟아내는 사람은 더욱 애처롭습니다. 자기 삶이 더욱 처량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책길 노란 민들레 꽃을 바라보다 보니, 문득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된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함께 떠오릅니다. 그림 속에는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웃고, 가족들은 슬퍼합니다. '죽어야 낫는 병'인 삶을 죽음으로 치유한 소크라테스는 홀연히 사라지고, 결국 그 자리에 남게 된 자들만이 슬피 웁니다. 그 울음을 저도 따라웁니다. 살아있는 동안 버릴 수 없는 참 이기적인 나만의 조문 방식입니다. 호이 호이. 모두들 잘 가시게나. 민들레 홀씨 되어.



매거진의 이전글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