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쓸 돈은 내가 벌어서 쓰자! 다들 알바하면서 돈버는데 나도 할 수 있어!"
2016년 3월. 나의 대학생활은 설렘보다는 대학생활에 필요한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학교를 갔던 날. 지하철에서 부터 학교 버스를 타고 강의실까지 가던 길까지 16학번 새내기들은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물론 나도 설레이기는 했다. 지하철비를 찍기전까지는! 지하철 기계에 내 카드를 찍고 나를 환영해주는 친절한 기계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지하철을 타고 그냥 학교를 왔다갔다하는데만 해도 돈이 나간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다. 왕복 교통비, 점심 식사 값이 기본이었고 첫 학기 시작이라서 수업별 교재비도 필요했다. 심지어 고등학생 때는 체육복만을 입고 다녔기에 대학생활을 하면서 입을 최소한의 옷, 가방, 화장품 등이 필요했다. 그렇다. 대학 생활비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초기 비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고등학생 까지 명절에 받아 모아놓은 용돈 조금이 다였고 최소한의 것들을 갖추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다짐했다.
"그래, 내가 쓸돈 내가 벌어서 쓰자! 다들 알바 다하는데 나라고 일을 못구하겠어? 초반에는 초기비용으로 적자겠지만 나중에는 꼭 저금도 하고 돈을 모아야지."
이렇게 시작된 알바가 나에게 어떤 경험과 인연, 깨달음을 주었는지 인생사는 정말 나도 모르는 우연과 인연의 연속인 것 같다. 이 시절에 했던 알바는 때로는 힘들었고 때로는 즐거웠다. 내 인생 전반에 정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때 알바를 하면서 학교와 집만을 오가던 내 세상이 더 넓어졌음에 정말 감사하다.
알바를 하겠다고 결심을 한 직후 나는 바로 알바를 찾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쓸모는 없지만 괜히 긴장되는 마음에 '알바 잘 구하는 꿀팁', ' 알바 오래하는 법', '사장님이랑 잘 지내는 법', '알바 면접 잘보는 법' 등도 검색을 해보았다. 얼른 구해서 얼른 돈을 벌고 싶으니까!
검색했을 때 나오는 내용은 비슷했다. 면접 시에는 단정하고 깔끔하게 갈 것, 똑똑한 목소리로 말을 할 것, 지각하지 말고 조금 일찍 가서 준비할 것으로 어찌보면 살면서 당연한 내용들이었다. 뭔가 크고 색다른 조언이 있을 줄 알았지만 살면서 필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부분들이 다였다. 그만큼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진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삶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는 순간이 되었다.
이때 대학생들이 알바를 구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보너스 한가지 까지 3가지) 였다.
알바천국, 알바몬 같은 알바 중개 플랫폼을 이용해서 구하는 경우
부모님의 소개로 알바를 구하는 경우
길가다가 알바 구인한다는 가게 종이를 보고 구하는 경우
보통은 1번이 제일 많았고 나도 알바 천국, 알바몬을 이용해서 먼저 우리 동네에 있는 알바를 검색했다. '가까움'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가까워야지 알바까지 가는데 교통비도 안들고(매우 중요) 이동하는 시간에 일을 더해서 돈을 벌 수 있다. 심지어 일찍 집에 돌아온 날이면 내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되면 바로 걸어갈 수 있다. 이게 바로 '가까움'이 주는 일석이조! 아니 삼조!!
6030원. 최저시급의 반 가까이를 교통비로 날릴 수 없었고 차라리 그 시간에 돈을 더 벌고 싶었다. 일찍 돌아온 날에는 쉬거나 과제를 하고 걸어서 바로 출근할 수 있고. 혹시나 연장을 하더라도 나는 집까지 가깝기 때문에 통금시간 전까지 풀로하다가 갈수도 있고 말이다.
월급은 내 시간(노동)과 돈을 맞바꾼 것이라는 말이 있다. 알바는 최저시급을 받으므로 특히 일하는 시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고 알바하는 곳까지 오며 가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알바를 하면서 만났던 친구는 2잡, 많게는 3잡을 하고 있었는데 각 알바의 동네가 달라서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썼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00아, 나는 진짜 일도 많이하고 바쁘게 이리저리 다니는데 생각보다 남는게 없어. 그리고 엄청 피곤해.'
그렇게 나는 집에서 가까운 가게들을 찾아서 연락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