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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근노근 Aug 14. 2021

나의 원고투고기 1 - 나는 책을 낼 수 있을까?

‘비판적 지식인들’의 영향으로 쓰게 된 자기만족적 글쓰기

  사람들 몰래 원고 투고를 했었다. 안 되면 쪽팔리니깐 몰래. 이는 투고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그 첫 번째.


  적어도 스무살 이후부터는 책을 좋아했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사회비판서를 접하면서 비판적 지식인들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의 <인물과 사상> 시리즈에서 나는 헤어나올 수 없었고, 이어 고종석, 진중권, 박노자, 홍세화, 유시민, 김규항의 글을 접하면서 역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지금은 누구의 글이든 적당히 거리를 둬 가며 보려 노력하지만, 그때는 그저 그들에게, 그들의 책에 빠져들었다. 책은 이후 언제나 나와 함께였다. (이렇게 얘기하면 마치 내가 무슨 독서광이나 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데,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다. 한달에 한 권 읽을까 말까.)


  비판적 지식인(위에 언급한 강준만, 고종석, 진중권 등의 지식인들이 사회 비판적 글을 많이 쓰니, 그냥 이렇게 부르겠다)들의 글을 많이 접하다 보니, 그들을 따라 하고 싶어졌다. 나도 한 번 글을 쓰고 싶어졌고, 그들의 문체는 어설플지언정 나에게 스며들었다. 내 문체가 다소 거칠고 싸가지 없을 때가 간혹 있다고 한다면, 다 저들 때문이다, 라고 책임전가 좀 해 본다.


  책임 떠넘기기는 이만 하고, 다시 돌아와 얘기하자면, 그렇게 나는 어설픈 글들을 옛 ‘싸이월드’(요새 부활을 꿈꾸는) 같은 공간에 씨부렁 거렸다. 글 쓰는 게 좋았고, 한 편의 글이 완성되면 나도 무슨 ‘비판적 지식인’이 된 것 마냥 뿌듯했다. 그렇게 자기만족적 글쓰기는, 조금씩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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