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 결과에 목매는 나란 놈
책을 내는 과정들을 부단히도 찾아봤다. 유명한 사람들은 출판사에서 알아서 책 내자고 찾아온다. 인플루언서, 스타 강사(선생님) 등. 나에게 그럴 일은 없었다. 고로 제일 먼저 해야할 것은, 원고 투고다. 출판사의 이메일 주소를 조사하여 원고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대책없이 그냥 막 보내면 안 된다. ‘출간 기획서’ 라는 것을 작성하고 그것을 원고와 함께 보내는 것이다. 출간 기획서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출판사는 원고를 보기 전에 그 출간 기획서를 먼저 보고 거의 대부분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출간 기획서’ 쓰는 법을 또 부단히 찾아봤다.
‘출간 기획서’에 내 신상, 내 소개, 원고 소개, 제일 중요한 목차 등등을 적당히 써서, 투고를 하기 시작했다. 교육 관련 출판을 한 출판사들을 찾아야 했다. 제일 먼저 떠오른 곳은 에듀니티와 보리였다. 그런데 제일 먼저 투고할 목록에서 제외한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그 두 곳이었다.
한 다리 건너면 아는 분들(발이 넓고 이미 다수의 책을 쓴 이영근샘과 글쓰기회 덕분에 어떻게 얼굴 한 번씩은 뵌 분들이다)이 있는 곳에 원고를 보낸다는 것이 무언가 겸연쩍기도 했거니와(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나보다 훨씬 유명한 작가 선생님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는 내 글을, 받아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내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나보다 훨씬 팔리는 글을 쓰는 선생님들과 척을 지는 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과 상관없이 내 글의 매력 또는 완성도가 떨어져서 애초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많을 텐데도, 아주 혼자 머릿속으로 망상을 했다. (게다가, 보리 같은 경우, 우리 말법을 살려 쓴 글을 선호할텐데, 내 글은 도저히 그런 글이 아니다.)
여튼 그랬다. 그 둘을 빼고, 비교적 다른 영역의 글과 교육 영역의 책을 모두 취급하는 출판사 위주로 찾아 보았고, 이메일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열 세 곳 정도를 한 번에 투고했다. 내가 찾아본 바로는, 원고 투고는 거절의 연속이니 상처받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최소 100곳 정도는 해야 하고, 200곳 정도 해서 내 원고를 알아보는 출판사와 계약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런 나는 고작 십 여곳 정도밖에 투고를 안 했다. 누가 내 뛰어난(?) 원고를 알아봐주는 곳이 그 십여곳 중 나오지 않을까 하는, 그래서 이후 힘들게 또 투고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해 본 것이다. 안되면 일주일 뒤 또 해볼 요량이었다.
그런데 연락은 개뿔, 일주일이 그냥 지나갔다. 그 일주일동안 얼마나 메일을 열었다 닫았다 한지 모른다. 원고 검토에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달 이상 한다고들 보통 했지만, 또 내가 찾아본 바로는, 될 성 싶은 출판사는 일주일 안에 연락이 온다 했다. 그 안에 연락이 오지 않으면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도 된다. 그렇게 물이 건너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