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정체불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벼랑끝 Jan 17. 2024

"할 수 있는 계획 한 가지를 세워서...

새해 계획, 2024.. 하던 거 그거 끝내자...

"할 수 있는 계획 한 가지를 세워서 그걸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만약 성공하면 '올 한 해 잘 살았구나' 라며 연말에 위안을 삼는 거죠"


영화평론가이자 유튜버인 '거의 없다'의 말이다.

듣는 순간 "좋은 방법인데?" 생각하며 나도 이렇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몇 해 전 "패키지여행의 이해"라는 글을 쓰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시간이 부족해서'라며 변명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료도 없이 글을 쓰려했으니 잘 될 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걸 인정하기 싫어 시간 핑계를 대며 스스로를 속였던 것이다.

글을 써보면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된다. 

"패키지여행의 이해"라는 글은 내가 이 분야에 대해서 얼마나 모르는지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실패작이다. 


아래는 작년에 마무리하지 못한 글의 제목들이다.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완성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살 수 없는 이유를 또 한 번 확인한다. (떠나간 이선균을 그리며)"

"내 상상력이 약해지면 남의 계획대로 살아가게 된다."

"무식이 가져오는 자연스러운 무례함"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라'라는 쓸데없는 조언"

"여행과 관광"

"사랑론(자투리글)"

"예술품은 '감상'하는 것이지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겸손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

"책: 모든 삶은 실수로 시작된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감당하며 살고 싶다."

"보이는 것만 믿는 것은 바보"

"색다른 경험이 주는 삶의 힘"

"'지적유희 or '지적오만'"

"감정이 없다면 허락, 가능?"

"예쁜 사람"

"패키지여행에 대한 이해"

"영혼 없이 사는 법"

"이 나이 먹고... 혹은 그 나이 먹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은 지금"

"문화차이란 이런 것"

"공무원 같은 Okuda Saki"

"창조적인 것을 할 때 느끼는 실존"

"'Hard'한 것과 'Dirty'한 것의 차이"

"돈은 못 벌지만 일은 잘하잖아!"

"약속은 작게, 결과는 크게 전달해야 한다."

"경력과 실력의 상관관계"

"두려움에 맞설 방법은 없다."

"불행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

등등...


(이외에도 작년 한 해 제목만 단 글이 50개도 넘는다. ㅠㅜ)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쓰라고 해서 그걸 따라 하다가 미완의 메모만 산더미가 됐다. 

그런데 글을 끝내지 못했을 때 오는 피로감은 의외로 크다. 

글을 쓰다가 질리기 시작하면 키보드를 멀리하게 되는데 이게 굳어지면 다시 시작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면 이렇게  줄만 써놓은 글이 산더미가 된다. 


이런 글(메모?)들을 볼 때면 이 질문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이딴 거 계속 써서 뭐 하게?" 


어제 까지만 해도 내겐 새해에 대한  별다른 계획이 없었다. 

그저 그런 평범한 새해였다.

그런데 오늘 '거의 없다'라는 유튜버의 새해 계획법을 듣고 난 후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음~~, 나도 뭔가 한 가지 할 것이 있지 않았던가?" 


오래전 '어학연수' 관련한 50여 편의 연재글을 쓴 적이 있다.

마무리까지 해낸 그 글을 볼 때면 내가 무척 대견하다.

글의 수준을 떠나 무언가를 마무리한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패키지여행의 이해"를 꼭 마무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예전보다 조금은 아는 것이 많아졌고 자료를 구할 곳도 몇 군데 생겼다.

게다가 작년에 쓰다 만 글 대부분이 이 카테고리에 속해 있어서 한 번 도전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어떤 변명으로 글의 구속을 벗어날지 모르지만 어쨌든 목표는 생겼다.  

 

한국인의 장점 중 하나는 새해를 두 번 는 것이다.

부지불식간 지나는 달력의 1월 1일과는 달리 음력 설날은 한 번 더 새해 계획을 짤 기회를 

부여받는다. 양력 설이 끝나고 음력 설이 시작되기 전 이 지점이 난 너무 좋다.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시작하는 완충지역 같은 날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또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패자부활전을 대하는 느낌이다.  


올해도 이 시간에 내년의 목표를 정했다. 

내년 목표는 이거다.


"그거 끝내자!!"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이 지날수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