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프리 yefree Apr 17. 2023

유럽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의 행동

유럽에서 버스를 탈 땐 이것만큼은 꼭


바르셀로나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유럽 도시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서? 유명한 명품브랜드를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물론 이것도 정답이겠지만, 그보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나 또한 가우디의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어서 가이드 투어에 참여했었다. 가우디 공원을 구경하고 성당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찰나, 가이드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러분, 이제 1분 뒤면 버스가 올 텐데,
버스기사님한테 꼭 올라(Hola)라고 인사해 주세요!



유치원생도 아니고 어엿히 다 큰 성인들에게 인사를 해달라고 부탁한다니 이 무슨 일인가. 가이드분께서 말하길 스페인 버스기사들이 그렇게 '왜 한국 사람들은 버스탈 때 인사를 하지 않느냐고' 불평불만을 했다는 것이다.



Photo by Susan G. Komen 3-Day on Unsplash



그도 그럴 것이 유럽에선 낯선 사람과 길거리에서 눈을 마주치더라도 가벼운 눈인사를 자연스레 주고받는 곳이다. 모두가 인사를 하는데 한국인들만 인사를 하지 않으니, 자연히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때의 기억은 꽤 오랫동안 나에게 잊히지 않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사람들을 유심히 살피는 계기가 되었다. 관찰해 보니 10명 중에 9명은 인사를 하지 않았다. 버스기사도 인사를 안 하는데, 내가 먼저 구태여 인사를 해야 하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충격을 받은 건 버스기사가 먼저 인사를 건넴에도 불구하고,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교통카드만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심지어 이어폰도 안 꼈었다!)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에겐 버스기사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걸까? 마치 가상세계에나 존재하는 홀로그램처럼 말이다.



안녕하세요 말 한마디 하는 건 어렵지 않다. 실제로 나는 버스에 탈 때 기사님이 답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먼저 인사를 하거나 가벼운 목례를 한다.



내가 요금을 지불했기에 당연히 운전해줘야 할 사람이 아닌, 나를 도착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 고마운 분들이라 생각하면 쉽사리 지나칠 수 없다. 



날이 갈수록 개인과 개인의 연결이 희미해지는 요즘이다. 우리가 용기 내서 먼저 인사를 서로 건넨다면 조금은 지금보다 살만한 세상으로 변하지 않을까 소망해 본다.

 



Photo by Mitchell Johnson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