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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프리 yefree Sep 30. 2024

발리에 도착하고 실망한 이유

인스타그램 속 발리와 현실




아니.. 발리 인생 여행지라매!??!?




너무나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이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인생 여행지로 뽑는 발리의 첫인상은 내 예상과는 너무나 달랐다.



분명 인스타그램 속 발리는 초록초록하고, 논밭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에, 평화 그 자체였는데

실제로 내가 도착한 발리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오토바이는 더 많아서 정신이 한 개도 없고, 새벽마다 시끄럽게 울어대는 닭소리 때문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전 세계로부터 온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다 (바글바글..)



내가 처음 도착한 곳은 발리의 '우붓'이었는데,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도통 우붓에 정을 못 붙이고 있었다.



게다가 한 달 살기를 하니 숙소 경비를 아껴야 해서 고른 가성비 숙소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빨리 우붓을 뜨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거의 우붓에서의 일정이 마무리되어 가던 중,

한 마사지숍 사장님과 (처음 보았지만) 성격이 잘 맞아서 2시간 동안 수다를 떨게 되었다.



이 현지인 사장님은 발리의 문화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관광객인 나에게 하나라도 더 발리의 문화를 알려주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시는 것 같았다.

그 많은 대화중에서도 유독 내 기억에 남았던 게 바로 '짜낭사리'의 의미다.


꽃, 쌀, 과자, 향초가 담긴 짜낭사리



짜낭사리는 야자수 잎으로 만든 작은 바구니로 꽃, 쌀, 비스킷을 놔두고 그 위에 향을 피운다.

발리 그중에서도 우붓이 가장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고 신을 각별히 섬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매일 이렇게 문 앞에 새로운 짜낭사리를 놔두는구나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현지인에게 짜낭사리의 의미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듣게 되자, 우붓이라는 도시가 색다르게 보였다.



꽃: 짜낭사리에는 각기 다른 색의 꽃이 수놓아져 있는데, 색깔마다 모시는 신의 종류가 다르다고 한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붉은색의 꽃이 죽음의 신을 위해서고, 하얀색의 꽃이 생명 탄생의 신을 위해서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죽음'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있지만 사실 죽음이 있기에 또 다른 삶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결국 이 지구 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죽음의 신의 역할이라는 해석이 참 흥미로웠다.



쌀: 그리고 발리 사람들은 아침에 항상 밥을 먹기 전에 그 일부를 짜낭사리에 올려둔다고 하였다. '이렇게 오늘도 살아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의미라고 한다.



과자: 꽃과 쌀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길거리의 그리고 가게의 짜낭사리들을 볼 때마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었다. 바로 '비스킷, 과자, 사탕, 젤리'와 같은 간식류가 떡하니 올라가져 있는 거 아닌가? 아니 쌀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신들한테 저 작은 과자를 바치는 건 너무 대충 퉁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물어보았는데 신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자연에 환원하는 의미라고 하였다. 저렇게 간식을 놔두면 새, 개미, 도마뱀과 같은 다른 생물들도 와서 먹는다고 한다. 결국 인간, 신, 자연 모두와 함께 공존하여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정말 자연을 해치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우붓에는 엄청 큰 몽키포레스트라는 야생원숭이들이 사는 구역이 있다.



사람도 무는 원숭이니 절대 만져선 안 된다!!



그 넓이와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한데 이미 한국이었으면 그곳을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세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발리에 있는 현지인들은 그러질 않았다.

원숭이들이 사는 곳을 안전하게 보존해 주고 원숭이들의 생활방식을 존중했다.



발리 곳곳엔 자연과 다른 생물들을 존중하는 모든 마음이 묻어져 있었다.

그제야 처음으로 우붓이 매력 있는 도시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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