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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열 Mar 18. 2020

디지털 세대의 아이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성장기 아동청소년에게 끼치는 영향

'급하게 편의점 가서 보조배터리 사야 하나...'

한국을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비디오 게임 및 인터넷 중독에 대한 연구가 오랜 기간 동안 연구되어 왔지만 북미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들어서 그 심각함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도 청소년 시절 비디오 게임에 많이 빠졌었고, 개인적으로 게임 및 소셜미디어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 지난달 토론토 소아 종합병원 Sick Kids에서 열린 Plugged in Youth: Technology - the good, the bad, & the unknown 학회를 다녀왔습니다. 휴대폰, 인터넷 그리고 게임기와 같은 전자기기 사용이 성장기 아동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었는데요, 기대한 것보다 흥미로운 정보가 많아서 놀랐었습니다.  


아마도 한국에 이미 훨씬 많은 자료가 있으리라 예상되지만, 그래도 유용한 정보 (특히나 아동/청소년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께)라 생각되어 간략하게 정리하였습니다. 


아래 정보들이 ‘정답’이라기보다는 ‘참고할만한 정보’라는 생각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정확한 연구 및 통계 자료 결과, 또는 Source Material 이 궁금하실 경우 캐나다 디지털 미디어 연구소, Media Smarts 웹사이트를 방문하셔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ediasmarts.ca/research-policy) 영어 압박 있습니다





0 – 2세의 아기가 화면 (아이패드, 태블릿, 스마트폰, 텔레비전)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는 전무하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세 이하의 아이가 디지털 화면을 통해서, 특히나 혼자서 사용할 경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했는데요, 그 이유는 유아기의 학습방법은 2차원 화면보다 사물, 사람과 사회적 상호작용 (social interaction), 즉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한다던가, 직접 손으로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던가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2세 이상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디지털 화면 사용시간이 늘어나면 아기의 발달 이정표 (Developmental Milestone)가 느려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3세에서 5세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TV 시청이 새로운 단어 습득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3세가 되었을 때 즈음에는 아이들이 이미 어느 정도의 언어 습득 능력을 길렀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0 – 2세는 0시간, 2 – 5세는 하루 1시간, 6세 – 17세는 하루 2시간 이상 디지털 사용을 금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 권장 사항을 따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북미에서는 약 5%라고 합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100명 중 95명이 이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무도 말 안 들어



1시간 디지털 기기 사용이 약 26.4분의 수면시간을 단축시킨다고 합니다.



자녀의 디지털 사용시간에 영향을 주는 가정환경요소에는 한 가정의 자녀 수, 부모님의 경제력, 한부모 가정 등이 있지만 영향력 1위는 다름 아닌 부모님의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부모님의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북미에서 평균 부모님의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약 3.5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의 가장 큰 우려점은 다름 아닌 다른 의미 있는 활동 시간을 빼앗긴다는 점입니다. 수면을 포함해서죠. 많은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의 디지털 사용시간을 걱정하시는 이유도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는다는 우려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염려하시는 것처럼 비디오 게임 사용이 늘어날수록 성적이 떨어지게 됩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부모님들의 바람과 달리 아이들이 게임을 안 한다고 갑자기 공부를 하는 건 아닙니다.



디지털 기기를 통한 소셜미디어 사용시간과 우울증을 겪을 확률은 정비례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지나치게 비교한다거나 외모 지상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지는 경우입니다. 



흥미롭게도 비디오 게임 사용과 우울증은 정비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비디오 게임을 통해 친구를 만들고 사회적 연결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한국에서도 '섹스팅' (Sex + Texting = Sexting)이라는 것이 유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북미에서는 약 40%의 청소년들이 섹스팅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섹스팅이란 아주 간단하게 설명해서 카카오톡과 같은 채팅을 통해 상대방과 성적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40%가  높게 보일 수 있지만 북미 고등학생 중 45%가 성관계를 가진다 것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숫자입니다. 청소년들이 섹스팅을 하는 이유는 호기심도 있지만 섹스팅 유행에 뒤쳐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압박 등이 이유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섹스토션' (sex + extortion)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성적인 사진들을 요구하고, 그 사진을 빌미로 더 많은 사진 또는 돈을 요구하는 범죄 행위를 말합니다. 통계적으로 남학생들이 이러한 범죄에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아마도 여학생들보다 좀 더 성적 호기심이 많고 위험한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이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측합니다.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녀와 미리 소셜미디어 사용 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되도록이면 구체적인 예를 제시하면서 이러항 상황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고 함께 문제 해결방안을 만들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정작 이런 일들을 당한 청소년들이 수치심에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더 큰 문제를 만드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무조건적으로 제한한다기보다는 건강한 디지털기기 사용습관을 기를 것이 중요합니다. 과다한 사용을 피하고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Co-viewing’ (함께 본다)는 말처럼, 가족끼리 함께 영화를 보거나, 부모님께서 아이들이 태블릿 또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해서는 미리 집에서 규칙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규칙이라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가족 전부가 함께 따를 수 있는 것을 (예: 식사 시간 동안에는 핸드폰 사용 피하기) 권장합니다. 


안전운전을 위해 운전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것처럼 건강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위해서 부모님과 청소년 사이의 충분한 대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님께서 건강한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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