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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서 Aug 15. 2023

불가능 세계

저 먼발치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갈 수 없는 곳을 상상한다

나의 작은 발로는 내디딜 수 없는

가능 세계를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신께서 창조한 손으로 글을 써내리는 것조차도

비천한 두 발로 땅을 내딛는 것조차도

그저 몸을 둥글게 말고 발을 세게 구르다 이내 멈추기를 반복한다

아래로

아래로

불가능 세계의 작은 홀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피를 키운다


아직 버틸만해요

이제 가능 세계로의 이주를 원하지도 않아요

이곳에 적응하는 법을 깨달았어요

나는 슬프지 않아요

그곳은 나와 동떨어진 곳이라는 걸 이제는 알아요


불가능 세계의 11:44pm

지우지 못할 시를 쓰고 커피를 마신다

이곳에서는 모든 게 반대로 흐른다

비참한 기분은 아니니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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