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한 달 살기 : 살기와 여행하기 그 사이 어디쯤
“사랑이 있는 곳에 삶도 있는 법이다.” 간디 선생님은 말했다. 그 말은 진짜였다. 통영에서 한 달을 살아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3주 정도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일 때문에 통영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하게 되었다. 타지에서 혼자 지내는 삶이 걱정되어서 종종 통영을 방문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통영 종합버스터미널까지 버스로 네 시간 반. 터미널에 내렸는데, 애인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도를 켜고 바다 쪽으로 무작정 걸었다. 굉장히 따뜻한, 포근한 바다를 만났다. 몽글몽글한 바람이 얼굴에 닿는 촉감이 좋아서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걸었다. 봄이 찾아오고 있던 올해 3월 중순쯤이었다. (이때의 기억으로 이번 한 달 살기 숙소를 죽림으로 가장 먼저 찾아보았다.)
배양장 카페로 드라이브, 다찌집 먹방, 강구안과 동피랑 산책 등 올해 첫 번째 방문한 통영의 기억이 참 좋았다.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곳들을 좋아하는데, 통영이 그랬다. 이후로도 몇 번 더 방문할 때마다 머무르는 기간도 조금씩 길어졌다. (퇴사를 해서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금씩 더 알아가다 보니 통영에서 조금 더 길게 살아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우연히 보게 된 통영 한 달 살기 참가자 모집. 통영시에서 숙박비와 체험비를 지원해줬다. 2차 모집에 지원했고, 숙소비 지원 덕분에 약간의 부담감을 덜고 통영으로 잠시 살러 내려올 수 있었다.
숙소를 한 군데로 오래 구하는 것이 이것저것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마음에 드는 동네 근처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총 5군데의 숙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통영의 유명 관광지만 방문하는 것이 아닌 통영 사람들이 삶을 살고 있는 동네들을 산책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유명한 곳들도 가보면서, 살기와 여행하기의 사이에서 유영하는 시간들을 보낼 것 같다.
통영 내려오기 전부터 열심히 서칭 했던 숙소 구하기부터 통영 동네별 산책하기, 섬으로 산책 가기, 예술 산책 하기, 맛집과 카페 산책하기 등의 이야기들을 기대해주세요.